[칼럼] 넷마블 '홀로서기'를 응원하는 이유

입력 2014-08-01 00:41   수정 2014-08-01 00:45

<p>넷마블이 다시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CJ그룹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CJ E&M의 게임사업 부문으로 들어간 지 약 3년 5개월만이다. 넷마블은 8월 1일로 CJ E&M으로부터 물적분할해 CJ넷마블로 재출발한다. 사실상 게임부문 독립선언이다.</p> <p>이번 분사를 통해 넷마블은 빠른 의사결정 확보로 개발사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게임사업 부문의 전문성이 강해지고 경쟁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p> <p>게임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CJ는 반대급부로 증손자법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대 주주로 계속 게임사업과는 연(緣)을 이어가게 돼 사실상 '윈-윈(WIN-WIN)' 구조를 구축했다. 넷마블이 분할됨에 따라 CJ E&M은 캐시카우(cash cow, 현금창출원)로 여겨지는 게임 부문의 매출 실적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은 다소 아쉬울 수 있다.</p> <p>
넷마블은 10월 중 개발지주회사인 CJ게임즈와 합병해 새로운 게임 통합법인으로 완전체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IT거대기업 텐센트사의 든든한 투자지원은 넷마블이 글로벌 최대 게임 마켓인 '중국'에서 폭발력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진다.</p> <p>지금은 모바일 게임 최강자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지만 2011년 CJ E&M에 편입된 첫 해부터 2012년까지 2년여 동안 사실 넷마블은 숱한 악재(惡材)에 시달렸다. 2011년 6월에 국민FPS(총싸움게임)로 불리는 '서든어택'을 넥슨에 내주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PC 온라인 게임들이 연이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넥슨, 엔씨소프트, NHN한게임(NHN엔터), 네오위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넷마블은 '홀로 정체기'에 빠지며 뒤처졌다.</p> <p>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넷마블이 꺼내든 회심의 카드는 '모바일 게임'이었다. 2012년부터 '베네치아 스토리', '카오스베인' '마구매니저' 등으로 소소한 성공을 일궈가던 넷마블은 2012년 끝자락에 선보인 '다함께 차차차'로 일약 모바일 게임업계의 주도권을 움켜줬다.</p> <p>'이제 모바일이 대세'라는 트렌드를 확고히 믿은 넷마블은 PC온라인 게임과 병행해 모바일 게임을 신 성장동력으로 천명했다.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지 않고 2013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고 '다함께 차차차' '마구마구2013',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 대박게임을 줄줄이 탄생시켰다.</p> <p>가히 그 앞에 적수가 없는 '파죽지세'이었다. 2013년 한 해에만 1000만 게임 3종,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 4개 작품 등 누구도 이뤄내지 못했던 금자탑을 쌓으며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갔다. 스스로 모바일 게임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히고 '쥐고 펴락' 한 것이다. 매출도 2000억 원대에서 약 4900억 원대로 껑충 뛰었다.</p> <p>모바일게임의 성공은 또 다른 잭팟을 낳았다. 2014년 3월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의 지분투자를 받으면서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를 얻었다. 한국 게임업계 모두가 잡고 싶어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잡을 수 없는 그 황금끈을 넷마블이 잡은 것이다. 지난 3월 텐센트 투자유치 기자간담회에서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방준혁 총괄고문도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에서 경쟁해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넷마블을 도약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p> <p>물론 아직 넷마블의 글로벌 행보는 한국 안의 성적에 비하면 성에 차지 않는다. 솔직히 한국에서 흥행작이었던 '다함께 차차차', '다함께 퐁퐁퐁' 등은 일본, 중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한국 최고 RPG '몬스터길들이기'도 라인과 위챗을 통해 일본과 중국을 연이어 두드렸지만 한국 성적만큼의 폭발적인 성과를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p> <p>한국 모바일 스포츠게임 사상 가장 성공한 게임으로 평가받는 '마구마구 2014'는 대만에서는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일본시장에서는 기대치를 밑도는 등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 도전은 이용자 성향, 국민성 등이 국가마다 다르고 모바일 게임을 최적화해서 즐길 수 있는 IT기기의 보급도 주요 변수였을 것이다.</p> <p>
그렇지만 최근 넷마블은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국민 캐주얼게임 '모두의마블'이 태국에서 출시하자마자 iOS와 안드로이드 양대마켓 1위에 올라섰다. 글로벌 드라이브도 활력(活力)이 돌기 시작했다. 태국 시장은 중국, 일본 시장 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넷마블표 모바일 게임이 첫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p> <p>'다함께 차차차'라는 대박 게임을 통해 성공 DNA를 밝혀내고 한국 모바일 게임 성공신화를 만들어 낸 넷마블의 저력을 안다면 이 성과를 가벼이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p> <p>10월 중순 CJ게임즈와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넷마블은 글로벌에 더욱 박차를 가할 태세다. 텐센트사와의 제휴도 이 시점부터 더욱 긴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몬스터길들이기'를 필두로 '모두의마블' 등 한국 인기 모바일 라인업들이 연이어 출시 준비를 하고 있어 중국 시장에서의 넷마블 흥행태풍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p> <p>CJ게임즈와 넷마블이 합쳐지면 인력 규모도 약 2000명에 달하게 돼 그야말로 대형통합 게임기업이 출범한다. 개발인력만으로 따지면 한국 게임기업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규모다.</p> <p>넷마블은 한국 게임시장에서 '퍼스트무버(first mover)', 즉 선도자다. 이미 개발력과 실천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 남아 있는 것은 글로벌 시장이다. 한국 게임업계에서 가장 바라는 모습은 넷마블이 슈퍼셀, 겅호, 킹닷컴 등 글로벌 초특급 경쟁자들과 소위 '한 판 제대로 뜨는' 모습이다.</p> <p>혹자는 같은 로봇의 애니메이션이지만 스모에서 동작을 따온 '마징가Z'와 태권도 동작에서 빌려온 '로보트 태권V'의 대결이 더욱 흥미진진하다고 말한다. 게임업계는 스스로 자존을 지키는 말이 있다. '한국 5000년 역사에서 문화로 글로벌에서 처음으로 1등한 것은 음악이나 영화가 아니라 온라인게임이었다.'</p> <p>지금은 그런 온라인게임 1위 영광도 중국에 빼앗기고 있고, 세계적인 수준의 개발력과 창의성으로 앞서간다는 모바일게임도 중국-일본-핀란드-영국에 밀리고 있는 형세다.</p> <p>하지만 승부는 여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게임은 언어와 국경을 넘어 글로벌의 문화로 통한다. 온라인게임의 시련에서 보란 듯이 환골탈태하며 1등으로 도약한 넷마블의 성장과 뚝심을 지켜보았다. 한국 게임업계 한 종사자로 성원한다. 새로 출범하는 넷마블이 '로보트 태권 V'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시원한 옆발차기를 차며 1등으로 우뚝 서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p> <p>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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