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장 등 잇단 신·증설…조만간 역전 가능 자신감
국내 파업땐 또 생산 차질…노조 리스크 극복이 과제
[ 정인설 기자 ]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현대·기아자동차의 상반기 글로벌 차 판매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 시장 평균보다 높은 증가율로, 르노닛산과의 격차를 줄이며 세계 4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할 수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분규로 하반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4위 탈환이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르노닛산과 4위 놓고 접전
KB투자증권은 상반기에 현대·기아차가 404만대를 판매해 세계 5위를 차지했다고 1일 발표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5.4%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판매량 세계 1위를 차지한 도요타는 2.4% 늘렸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3위를 유지한 제너럴모터스(GM)는 판매증가율이 1.4%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와 4위 업체인 르노닛산(431만대)의 판매량 격차는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르노닛산보다 71만대 적은 756만대를 판매했다. 올 상반기엔 두 회사의 생산량 차이가 27만대로 줄었다. 현대·기아차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 결과다.
기아차는 1분기에 국내외 3개 생산라인을 100% 이상 가동했다. 국내 공장 가동률은 112.5%였고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률도 105%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도 인도공장을 제외한 6개국의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가동률은 현대·기아차 생산라인 중 가장 높은 121.5%에 달했다.
현대·기아차의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르노닛산과 판매량 차이는 갈수록 줄고 있는 추세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세계 5위 업체로 부상했지만 르노닛산과는 연간 100만대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다 2012년에 97만대로 격차를 줄인 뒤 지난해엔 71만대 수준으로 좁혔다. 올해엔 연 50만대 이하로 추격할 전망이다. 르노닛산이 지난해 인수한 러시아의 아브토바즈의 생산량(40여만대)을 제외하면 현대·기아차는 이미 르노닛산과 생산량 차이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하반기 전망 밝지만
현대·기아차는 중국 공장을 역전의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지난 2월 장쑤성 옌청에 중국 3공장을 완공한 뒤 하반기부터 중국 전략차종인 준중형급 K4를 생산한다. 지난 5월부터 본격 가동한 쓰촨성 상용차 공장에서도 트럭 생산을 늘린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에 중국 공장에서만 15만대가량 생산량이 늘어난다. 러시아 공장과 브라질 공장도 생산성 개선을 통한 증산을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에선 문제는 국내 공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차 그랜저 디젤과 기아차 카니발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8월 이후 노사분규로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현대·기아차는 상반기에 르노닛산과 생산량 차이를 20만대 수준으로 좁혔지만 하반기에 노조 파업으로 생산량 격차가 60만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노조는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보름 안팎의 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생산량이 13만여대, 매출이 2조70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공장을 신·증설해 글로벌 ‘빅4’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내년부터 쓰촨 공장의 생산량을 6만대에서 16만대로 늘린다. 기아차 중국 3공장의 생산량도 20만대에서 3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2~3년 내 현대차 러시아 공장과 브라질 공장에서 각각 10만대 이상 더 만들 계획이다. 2016년 중국 충칭에 현대차 4공장을 짓고 멕시코 몬테레이에 기아차 공장을 완공하면 생산량이 각각 30만대씩 늘어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올해 현대·기아차의 성장 여부를 결정짓는 최대 관건은 국내 공장의 파업 여부”라며 “노조 리스크를 잘 극복하고 신·증설이 순탄하게 이뤄지면 2016년 이후 현대·기아차가 세계 4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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