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세계 8위 프랑스 건설사 한전 부지 인수전 뛰어든다

입력 2014-08-04 09:30  

브이그-서울시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국내 SOC 경험 많은 글로벌 건설사
현대차, 삼성, 브이그 3파전 예상



이 기사는 07월30일(05:1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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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수의 건설업체인 프랑스 브이그가 한전 부지 입찰에 뛰어든다.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차지하기 위해 현대차, 삼성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다음달 매각 공고이후 치열한 3파전이 치러질 전망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브이그는 서울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전 부지 인수에 나서는 안을 검토 중이다. 브이그 는 2010년 서울시가 1조원 규모의 동북선 경전철 민자투자사업을 발주했을 때 현대엠코와 손잡고 입찰에 참여했던 곳이다. 서울시와는 이때를 전후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이그의 지난해 매출은 37조원으로 전세계 8위 건설회사다. 2009 년만해도 34조5000억원의 매출로 세계 3위에 있었으나 중국 관영 건설사들의 덩치가 워낙 커지는 바람에 8위로 밀렸다. 중국 업 체를 제외하면 스페인 그루포ACS, 프랑스 빈치, 독일 혹티프에 이어 4위다. 국내에선 마창대교와 부산 신항만 사업에도 참여했었 다.

브이그 단독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 관계자는 “현대차, 삼성 등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 하면서 한전 부지 매각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어 서울시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최근엔 브이그만 단독으로 국내 연기금들 을 대상으로 자금 모집을 하러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전 부지 입찰은 현대차, 삼성, 브이그의 3파 전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 매각 방침이 나온 직후인 지난17일 “한전부지 매각 방안에 맞춰 ‘글로벌 비즈니스 센 터’ 건립과 관련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건립해 그룹사를 통합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가지면서 문화와 생활, 컨벤션 기능을 아우르는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양재 동 본사를 옮겨 오겠다는 것”이라며 설명했다.

삼성은 아직 공식 입찰 참여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한전 부지에 대해 선 오랫동안 눈독을 들여왔다. 2011년 삼성생명이 한전 부지와 인접한 한국감정원 부지를 2328억원에 사들인 것도 한전 부지 인 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한 전 옆에 아이파크 타워를 포함해 삼성 타운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한전 부지 옆 지하철 역의 이름도 삼성역으 로 돼 있는데 이를 현대차에 뺏길 수는 없다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이 2009년께 강남구에 제출한 사업제안서에 는 한전 부지와 서울의료원, 한국감정원 부지에 114층과 75층, 50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 3채와 호텔, 쇼핑몰 등이 들어서 는 연면적 94만4757㎡ 크기의 초대형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이 담겼다.

브이그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될 전망이 다. 가장 큰 장점은 서울시와 관계가 긴밀하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브이그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한 전 부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서울시는 이미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 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한 전 부지가 이 계획안의 핵심인 만큼 서울시로선 직접 취득하든 아니면 인수자를 서울시의 의중대로 끌고 가고자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 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한전 부지의 용도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 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현재 250% 용적률이 800%로 높아지고 초고층 빌딩도 세울 수 있다. 개발 이익에 대한 대가로 서울시는 한전 부지 일부를 기부채납 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삼성 중 누가 되던 규제권을 쥐고 있 는 서울시와 협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브이그가 국내외 기관들로부터 자금 마련에만 성공한다면 ‘복병’이 될 수도 있 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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