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성 기자 ] 워크아웃 재개로 기사회생한 팬택이 국내 이동통신 3사에 단말기 구매 거부 방침을 철회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제품 구매 및 대금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워크아웃 절차가 의미없고, 팬택 및 협력업체는 결국 고사할 수 밖에 없다며 '대승적 결단'을 호소한 것이다.
4일 팬택은 '이통사 구매 거부에 대한 호소문'을 통해 "2개월 동안 단 한대의 제품도 구매하지 않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면 어떤 우량기업이라도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팬택은 먼저 "작금의 위기를 초래한 것에 대해 협력업체 임직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게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힌 뒤 "회생의 마지막 관문인 단말기 구매를 이통사가 현재까지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상거래 채권 상환 유예가 팬택과 협력업체의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통사의 논리와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국가 재산인 주파수를 이용해 국내 단말기 공급권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우월적 지위자인 이통사의 책임과 역할"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통사의 구매 거부 이유인 재고 문제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팬택은 "소규모 영업이익을 실현한 올해 1월 및 2월 팬택의 국내시장 시장점유율(M/S)는 13%, 유통재고는 60만대 수준이었다"며 "지난 달 현재까지 팬택 제품 유통재고는 결코 과다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주장했.
이통 3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 유통 재고가 70만대 이상 급증했지만 6~7월 제품 공급을 하지 못해 현재 50만대 이하로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역시 개통 실적을 반영한 공급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는게 팬택의 입장이다.
팬택은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통사에서 제기한 추가적인 재고 감축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사업운영을 통한 채권 상환'이라는 지급유예 본연의 취지와 팬택 생존을 기대하는 관련 업계의 바람을 통찰하여 이에 부합하는 현명한 결단을 호소 드린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지난달 24일 팬택 채권에 대한 2년 무이자 조건 지급 유예 결정을 내리면서 팬택을 법정관리 문턱에서 구해냈다. 팬택 회생에 이통사 참여를 호소해온 채권단은 이후 팬택 워크아웃을 지속하기로 재결의 했다. 하지만 단말기 재고가 많다는 이유로 이통사가 제품 추가 구매를 거부하면서 팬택 판로는 열리지 않고 있다.
◆ 다음은 호소문 전문
팬택 경영진은 작금의 위기를 초래한 것에 대하여 무한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 임직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팬택 전 구성원을 대표하여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이통사는 지난 7월 24일 공동으로 ‘팬택 상거래 채권에 대해 2년 무이자 조건의 지급 유예’ 결정을 밝혔습니다. 이에, 팬택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통사의 결정을 반겼고, 채권금융기관도 즉각 팬택의 워크아웃을 지속하기로 재결의 했습니다. 그런데 팬택 회생의 마지막 관문인 단말기 구매를 이통사는 현재까지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상거래 채권 상환 유예가 팬택과 협력업체의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통사의 논리와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즉각적인 제품 구매 및 대금결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팬택의 워크아웃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며, 팬택 및 협력업체의 고사는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팬택은 이통사에 즉각적인 제품 구매 및 대금 결제를 마무리 해 줄 것과 지속적으로 최소 수량 구매를 요청 드리는 바이며, 구매를 거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인 ‘과다한 유통재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7월말 현재 팬택 제품 유통재고는 결코 과다한 수준이 아닙니다. 소규모 영업이익을 실현한 2014년 1월 및 2월 팬택의 국내시장 M/S는 13%, 유통재고는 60만대 수준이었습니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유통재고는 70만대 이상까지 급증하였으나, 6월 및 7월 제품 공급을 못하여 현재는 50만대 이하로 개통 실적을 반영한 공급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통사에서 제기한 추가적인 재고 감축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일정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재고를 축소하는 대신, 2개월 동안 단 한대의 제품도 구매하지 않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면 어떤 우량기업이라도 생존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에 팬택은 ‘사업운영을 통한 채권 상환’이라는 지급유예 본연의 취지와 팬택 생존을 기대하는 관련 업계의 바람을 통찰하여 이에 부합하는 현명한 결단을 호소 드립니다. 이는 국가 재산인 주파수를 이용하여 국내 단말기 공급권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우월적 지위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경제위기 극복을 표방한 정부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참 좋은 결정’이 될 것입니다.
팬택 경영진은 회사가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만 있다면 모든 희생을 감수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통사의 결단이 없는 한 팬택은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23년 동안 대한민국 ICT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팬택과 수 많은 협력 업체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도록 이통사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합니다.
2014년 8월 4일 ㈜팬택 경영진 일동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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