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 기자 ] 올 상반기 국경 간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침체됐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격적인 M&A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많아져서다.
미국 로펌인 베이커 앤드 맥킨지(Baker & McKenzie)에 따르면 상반기 국경 간 M&A는 총 2537건, 7530억달러(약 774조2346억원)로 집계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2분기 국경 간 M&A 규모는 4760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두 배에 달했다.
FT는 장기 경제 전망과 산업 구조 변화 등이 기업 M&A 수요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직접 진출보다 현지 기업 M&A가 효과적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국경 간 M&A에 대한 기업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FT가 국경 간 M&A를 한 350개 기업을 인터뷰한 결과 이 중 86%가 국경 간 M&A 결과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답했다. 또 앞으로 2년 이내 국경 간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었다.
상반기 국경 간 M&A의 주요 대상은 유럽 기업이었다. 유럽 시장에서 해외 기업이 유럽 기업을 인수하는 인바운드 딜(inbound deal)은 작년 상반기 전체의 38%에서 올 들어 42%로 증가했다.
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 기업의 M&A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4080억달러로 조사됐다. 아프리카 기업은 국경 간 M&A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해외 기업의 아프리카 기업 인수 비중은 작년 상반기 7%에서 올 들어 1%로 주저앉았다.
FT는 통신과 인터넷, 미디어 등 기술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산업 부문에서 국경 간 M&A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불황기에 어려워진 기업이 많아지면서 유럽 기업이 국경 간 M&A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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