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증권시장에 6일 새롭게 입성한 쿠쿠전자가 상장 첫날부터 시가총액 2조 원을 돌파하며 항공업체 대표주인 대한항공을 제쳤다. 밥심 하나로 훨훨 나는 비행기를 누르고 시가총액 순위 100위 권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밥솥 시장에서 압도적 인지도를 가진 쿠쿠전자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성장을 넓히고 있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중국 이익 성장이 본격화할 경우 쿠쿠전자에 대한 시장 기대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게 투자업계의 판단이다.
◆ 시초가, 공모가 80% 넘어…개장 직후 '상한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14분 현재 쿠쿠전자는 시초가(18만 원)보다 2만7000원(15.00%)오른 20만70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초가는 당초 공모가인 10만4000원보다 80% 이상 높은 가격에 형성됐다.
상장 첫날부터 제대로 달궈진 모습을 보이면서 시가총액은 2조 원(2조292억 원)을 넘어 대한항공(1조9685억 원)을 제치고 108위에 자리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쿠쿠전자가 앞으로도 시장 대비 높은 프리미엄에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안정적 이익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해외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밥솥시장은 연간 300만 대 규모이며 교체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쿠쿠전자는 평균가격 25만 원의 상대적 고가인 IH압력밥솥 비중이 50%를 넘어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쿠밥솥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정수기 등 렌탈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쿠쿠전자의 렌탈 계정수는 53만 건으로 전년대비 80% 이상 증가했고, 올해도 월 2만 건씩 순증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렌탈 매출은 지난해 788억 원에서 올해 1054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92억 원에서 163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윤 연구원은 추산했다.
투자업계는 특히 중국인들의 '쿠쿠사랑' 에 힘입어 면세점 매출과 중국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윤 연구원은 "1980년 대 일본 여행후 코끼리 밥솥을 사오는게 유행이었듯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쿠쿠밥솥을 구매하고 있다"며 "국내 중국인 방문객 증가 추이와 한류에 힘입어 쿠쿠전자 면세점 매출은 올해 전년 대비 100%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매출과 중국 수출을 포함한 중국 소비자향 밥솥 매출은 지난해 400억 원 수준에서 올해 600억 원 까지 성장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 중국인 "쿠쿠하세요" 열풍에 성장 가능성 높아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산 밥솥, 녹즙기, 전기그릴 등 한식 요리 관련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 생활환경 가전 시장이 초기 성장 국면임을 감안할 때 쿠쿠전자의 중국 관련 매출 기여도 또한 지난해 6%에서 내년 14%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쿠쿠전자 공모가 10만4000원이 저평가 상태라며 안정적 실적 성장과 중국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쿠쿠전자의 주당순이익(EPS)은 7369원으로 추정된다"며 "공모가를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14.1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밥솥 사업 경쟁사인 리홈쿠첸의 19.8배, 렌탈 사업 경쟁자인 코웨이의 23.2배에 비해 상대적 저평가 상태라는 게 박 연구원의 판단.
박 연구원은 "쿠쿠전자는 국내 밥솥 시장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며 "높은 브랜드 가치로 렌탈 사업의 성장도 본격화되고 있고, 중국 밥솥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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