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이익 보게 될 HK저축은행 가치상승 M&A성사 가능성 커져 MBK'반색'
이 기사는 08월01일(10: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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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인수·합병(M&A)시장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 매물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여전법 개정안이 캐피탈업계의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금융을 키우는 방향으로 결정되면서 기존 캐피탈 매물 가치는 크게 떨어진 반면, 저축은행 매물은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캐피탈사의 가계대출 자산을 총자산의 10~20%로 제한하고 기업금융 중심으로 영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여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지난달 17일 발표했다. 캐피탈업계가 소매금융보다는 창업·중소기업 성장에 필요한 금융지원에 주력하고 벤처투자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여전법 개정안을 하반기 중 국회에 제출하고, 시행령과 감독규정은 4분기 내 시행을 추진할 방침이다.
여전법 개정안 발표로 그동안 이러한 제한없이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해온 캐피탈사 가운데 상당수가 M&A 매물로 나온 상태여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그룹이 최근 하나금융지주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려다 실패한 후 계속 M&A를 추진 중인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의 경우 지난 3월말 현재 전체자산(1조5535억원)중 33.2%(3925억원)가 개인신용대출 자산이다. 여전법 개정안에 따라 전체 자산의 13.2%인 2044억원의 자산을 감축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됐다.
아주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업계 2위 아주캐피탈은 전체 자산(5조3093억원) 가운데 개인신용대출, 오토론 등 일반대출 비중이 53.4%인 2조8357억원이다. 매물로 나온 KT캐피탈이나 두산캐피탈은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낮지만 여전법 개정안에서 대주주와의 신용공여도 대폭 제한하고 있어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탓에 올해 들어 캐피탈을 M&A한 인수자들은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본계 대부업체 제이트러스트에 매각될 예정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은 가계대출 규모가 작년말 현재 전체 자산 1조2597억원 가운데 37.6%인 4746억원이다. 제이트러스트는 이 캐피탈을 인수한 후에도 가계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는 데다 기존 대출채권까지 매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밖에 금융당국의 고금리 대출, 할부금융과 리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캐피탈업체의 인수 매력도는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전업계 자산은 2012년 165조원에서 작년 159조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소매금융시장에서 캐피탈업계가 사실상 몰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저축은행 매물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캐피탈은 기업금융, 저축은행은 서민금융의 대표 업종으로 키운다는 방침이어서 캐피탈 소매금융시장의 빈자리를 저축은행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MBK가 인수한 지 8년째인 HK저축은행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HK저축은행은 업계 2위이자 'HK119머니'라는 브랜드로 업계 개인신용대출 분야는 1위다. 가계자금대출 취급만 1조원에 달한다. 2006년 HK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수차례 매각에 실패한 MBK측은 HK저축은행이 여전법 개정안으로 반사이익을 받게 돼, 향후 매물로서 가치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계 SBI홀딩스도 SBI저축은행 인수로 뒤늦게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역시 개인신용대출시장 점유율이 HK저축은행 다음으로 높은 상태다. SBI홀딩스는 작년 3월 영업정지될 뻔 했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계열사를 모두 인수한 후에도 금감원 검사 결과 불법 대출 등이 추가로 발견돼 현재까지 건전성을 높이기위해 약 1조3000억원의 자본을 투입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그동안 SBI홀딩스의 자금 수혈로 저축은행 영업정지에 따른 예금보험금 지급 등 정부의 공적자금 약 2조원을 아끼게 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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