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특급 점포' 따로 있네 … 편의점 '골목' · 커피 '배후' 상권 잡아야

입력 2014-08-07 09:53  


"커피점이든 편의점이든 성공의 기본 조건은 '입지'입니다. 번화가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들어간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업종에 맞는 적절한 장소를 골라야 합니다."

손주환 태영에프앤비(F&B) 점포개발팀장(사진)은 "가게 문을 열고 3년이 지나면 두 군데 중 한 곳은 문을 닫는다" 며 "장사가 안 돼서, 임대료가 비싸서, 새는 돈이 많아서, 경쟁이 치열해서 등 실패의 요인들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다.

손 팀장은 국내외 상권 전문가. 2001년 GS그룹 GS리테일(옛 LG유통)에 입사, 편의점을 시작으로 소매잡화점인 GS왓슨스의 점포 개발을 맡았다. 현재 태영F&B에서 커피전문점인 주커피의 국내외 점포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년간 대기업 계열 편의점과 소매점, 커피전문점까지 각기 다른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다보니 아무래도 좋은 상권에 대한 '안목'을 남들보다 조금 더 갖게 됐다" 며 "점포 개발은 실패 요인을 되도록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특성에 대해 손 팀장은 "편의점의 경우 생활밀착형 서비스이면서 어느 지역에든 들어갈 수 있어 '가볍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소매잡화점은 번화가나 역세권 같은 핵심 상권에 132㎡(약 40평) 이상의 규모로 자리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몸을 담았던 GS리테일에서 그는 한해 평균 15~20개의 점포 계약을 도왔다. 현재는 '딱 보면 척하고' 답을 낼 수 있는 베테랑인 그도 처음엔 목좋은 부동산을 쫓아다니기 바빴다.

손 팀장은 "점포 개발 업무를 맡고 난 후 9개월 동안 첫 점포조차 계약하지 못했다" 며 "경영주 대부분이 생계형 창업이어서 부담감이 너무 컸다"고 털어놨다.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원형탈모가 생겨 한 때 가발을 써야 하나 고민도 했다.

고생 끝에 그가 처음 문을 연 점포는 구로 디지털단지 내 편의점 겸 분식점. 이 점포에 여섯 식구의 생계가 달려있었다. 오랜 상의 끝에 총 99㎡(약 30평) 중 3분의 2는 편의점으로, 나머지를 분식점으로 나눠 운영했다. 대형 편의점 브랜드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현재 주커피 매장 입지를 연구하면서도 예전 편의점 입지 개발과 유사한 점을 많이 느낀다고 언급했다. "커피전문점은 편의점처럼 가벼우면서도 입지적 제약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면서 "건물 2층에도 가능하고 주거 지역이든 핵심 상권이든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팀장은 "입지적 제약이 덜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하다" 며 "나에게 좋은 조건은 다른 사람(경쟁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입지적 제약이 덜하기 때문에 경쟁자가 늘어날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한 번 자리를 잡은 뒤 장기간 꾸준히 수익을 올리려면 입지 조건뿐 아니라 배후 상권을 분석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그는 귀띔했다.

실제로 경기도에 자리한 한국산업기술대학교점 주커피 매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손 팀장은 "대학교 근처에 이미 커피점이 3개 정도 있었고 일대가 공장지대여서 관계자들이 신규 출점을 대부분 반대했다" 며 "교수나 학생들이 쉬면서 찾을 수 있는 콘셉트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 출점을 밀어붙였다"고 소개했다.

월 매출이 1000만 원 이상 나오는데 초기 투자 비용은 다른 지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억7000만 원 수준이었다. 결국 출점을 반대했던 관계자들로부터 주커피의 콘셉트를 차별화해 성공한 사례로 재평가를 받았다.

그는 주커피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분석했다. "어느 커피 전문점과도 다른 동물원 콘셉트는 주커피의 가장 큰 장점" 이라며 "기존 커피전문점 이용자들뿐 아니라 가족 단위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인지도는 단점으로 꼽혔다. 스타벅스나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등 유명 브랜드와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손 팀장은 "주요 상권에 자리한 매장이나 절대적인 매장 갯수 자체가 적어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며 "대신 투자 대비 수익을 높여 경영주와 본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맞춤형 점포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포의 필수 성공 조건에 대해 "프랜차이즈든 개인 창업이든 모든 사례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성공 조건은 없다" 며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 사례별로 해당 지역에 맞춤한 전략과 콘셉트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좋은 입지 조건과 배후 상권을 찾아내는 일은 어떤 사람의 숨겨진 매력을 찾는 일과 비슷하다" 며 "복숭아 나무 밑에는 자연히 길이 생긴다"고 말했다.

태영F&B는 지난 2012년 주커피를 인수한 후 직영점 도입과 인테리어 개선, 신메뉴 도입 등 사업시스템을 재정비해왔다. 또 디저트 카페 브랜드인 '주커피 브런치 앤드 베이커리'와 소형 커피전문점 브랜드 '주커피 S'를 새롭게 선보였다. 완제품 커피음료(RTD-Ready To Drink) 사업과 중국 매장 진출 등 사업다각화를 진행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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