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과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제2회 일본경제포럼이 '한일 국교정상화 50년, 한일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9월1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다. 다양한 분야의 일본 전문가들이 나와 일본 현황과 한일 경제협력 방안을 발표한다. 강연자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1) 이정희 중앙대 교수, 일본 경제정책, 그대로 적용 말고 ‘타산지석’ 삼아야
‘고용없는 성장’ 위험 … 공공분야 일자리 확대하고 기업 고용 늘려야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과)가 일본경제와 한국경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한국 유통시장과 일본 유통시장은 많은 면에서 닮았다. 지금 한국시장은 30여년 전 일본시장 모습이다. 그렇다고 한국이 일본 경제를 그대로 따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6일 서울 한티역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희 교수는 "'아베노믹스' 경제정책에 따라 돈을 풀고 있지만,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상태인 일본경제여서 가능한 일" 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돈을 푸는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인 현 시점에서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평소 일본경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양국을 오가며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한국과 일본 경제를 분석한 글을 써왔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양국 유통시장을 비교한 뒤 한국 경제의 가야할 길을 제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제2회 일본경제 포럼’에서 발표할 내용을 요약하면.
“한국 유통시장과 한일 유통구조 변화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일본경제를 보면 한국경제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 한국의 소비시장 흐름이 일본의 30년 전 모습인데, 서서히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일본은 1960년대 백화점이 들어왔고, 70년대에 급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도 일본을 벤치마킹해 출발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산업이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경제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 한일 소비시장과 유통구조의 차이점은.
“요즘 일본에서 백화점은 쇠퇴하고 있다. 대신 ‘SPA 브랜드’와 ‘카테고리 킬러’로 불리는 특화된 소매점과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다이소와 같은 '밸류 스토어'가 인기다.
한국은 여전히 백화점 중심 소비시장 구조다. 일본은 유통 업태가 전문화돼 가고 있다. 예를 들어 10대 전문 백화점인 마루이백화점, 여성전문 백화점의 등장, 맨큐 등 남성전문 백화점, 식품만을 취급하며 모두 99엔에 판매하는 99엔숍 등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유통업태가 많다. 규모와 자본만 내세워 겉만 화려하고, 상품력이 부족한 한국 유통업체들과 대비된다.”
<일본 대표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카테고리 킬러 대표 브랜드 무지루시>
▲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는다면.
“대기업 위주의 경제체제 아래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과의 불합리한 ‘갑-을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거대 유통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 혁신 정신을 갖고 위험(리스크)을 떠안는 '상인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유통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어 과감하게 혁신하고 도전해야 한다.”
▲ 일본경제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버틴 저력은 유통 노하우와 기술력,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기획할 줄 아는 능력이다. 일본 경제는 허리와 다리가 튼튼하다. 제조와 유통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강하다는 뜻이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종속된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개선해야 한다.
일본은 돈을 풀고 있다. 우리나라에 똑같이 도입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한국은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다.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한다고 해도 실제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몰려 정말 부동산을 사려는 젊은이들은 더 힘들어진다. 아파트를 많이 지어 공급과잉이 되면 분양이 안돼 또 문제가 된다.”
▲ 한국경제 성장을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일본경제와 한국 경제가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일본 사례를 참고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똑같은 경제정책을 펼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추구하기 보다 실질 소득을 높혀 소비 활성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월급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서민소비를 진작시키는 것은 힘들다. 정부의 노력으로 공공기반 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게 필요하다. 기업에도 법인세를 감면해 주는 방법 등을 통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경제가 ‘고용없는 성장’을 타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경제포럼>
한국과 일본 경제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고 협력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지난 6월 '살아나는 일본경제, 한일 경제 협력 방안'을 주제로 1회 포럼을 개최했다. 2회 포럼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들이 나와 다양한 각도에서 일본경제를 분석하고,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한다.
제2회 일본경제포럼의 주요 발표자는 ▲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한일 경제 50년 회고와 협력 방향) ▲ 이원덕 국민대 교수(한일 외교관계 개선 전망) ▲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기사로 보는 한일 경제의 진실) ▲ 이정희 중앙대 교수(한국 유통환경 변화 이해) ▲ 최상철 일본 유통과학대 대학원장(일본 소비시장 특성과 신 마케팅 전략 필요성) ▲ 이춘규 경제학 박사(한일 농업 비교, 선진국 일본의 전략과 시사점)이다.
자세한 사항은 (02)3277-9994 또는 jeishere@hankyung.com로 문의하면 된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 승은정 인턴기자(sss36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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