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司正 '방패'로 나선 거물급 변호사들

입력 2014-08-08 20:38   수정 2014-08-09 03:55

前중수부장 이인규, 박상은 변호
부장판사 출신 민병훈, 김재윤 맡아



[ 정소람/고재연 기자 ]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치권 인사들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등 거물급 변호사들로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의 입법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내주 초 검찰 소환을 앞두고 민병훈 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민 변호사는 막힘 없는 변론으로 대기업 총수들의 형사 재판에서 단골로 러브콜을 받아 온 인물이다. 최태원 SK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재판에서 변론을 맡았다.

김 의원을 비롯해 신계륜·신학용 의원 등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김민성 SAC 이사장도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박영수 변호사(10기)를 선임했다. 박 변호사는 SK비자금 사건과 현대·기아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먹튀 사건’ 등 대형 특수사건을 지휘했다.

자신의 차량과 아들 자택에서 억대 돈뭉치가 발견돼 지난 7일 소환 조사를 받은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65)의 변호인은 중수부장 출신 이인규 변호사(14기)다. 이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으며 박 의원과는 경동고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의 연세대 법대 후배이자 검찰 출신인 김성일 변호사(22기)도 이 변호사와 함께 박 의원을 변호한다.

한편 검찰은 박 의원에 대해 다음주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은 9일부터 12일까지 신계륜·김재윤·신학용 의원을 잇따라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에서는 오는 13~14일께로 소환 일정을 조율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상범 3차장 검사는 이날 “이목지신(移木之信·위정자가 나무를 옮겨 백성을 믿게 한다는 뜻)이란 말처럼 위정자가 약속을 지켜야 국민이 정책을 신뢰한다”며 “약속한 날짜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후속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소람/고재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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