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교부장 양자회담…'지각' 신경전도

입력 2014-08-10 13:44   수정 2014-08-10 13:45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9일 열린 미중외교장관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이 본지역(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미얀마를 방문 중인 왕 부장은 전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문제에 건설적 작용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왕 부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권익을 강조한 것은 중국의 지역 주도권을 인정하고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문제 등에 간섭하지 말 것을 미국에 다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중국은 확고하게 국가 주권과 해양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이에 대해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어느 한 쪽에 서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양측은 이번 접촉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도 의견을 교환했지만,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케리 장관이 이날 회담에 30분 정도 지각하면서 왕 부장으로부터 핀잔을 듣는 작은 '사고'도 발생했다. 중국 언론들은 외신을 인용, 왕 부장이 케리 장관의 '지각'에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미안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당신을 4시30분부터 30분 기다렸다"면서 두 번이나 그의 지각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케리 장관은 처음에는 '미안하다'며 얼버무리고 넘어갔다가 왕 부장이 재차 지적하자 곤란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접촉에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에 대한 강경입장을 고수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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