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6년…조선·철강 '주가시계' 멈췄다

입력 2014-08-10 21:45  

2008~2009년 최저가 밑도는 코스피200 종목 13개
전통제조업, 대부분 부진…화장품 등 소비株는 약진



[ 송형석/윤정현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 동안 ‘주가 시계’가 거꾸로 움직인 코스피200 종목이 13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892.16(2008년 10월27일 장중 최저가)까지 곤두박질쳤던 2008~2009년 당시 현재 코스피200에 포함되는 종목들이 기록했던 최저가와 최근 거래일인 지난 8일의 종가를 비교한 결과다.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 철강 등 전통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부진한 성적을 냈다. 반면 화장품, 의류, 식품 등과 관련된 소비주들은 10배 이상 주가가 오른 종목이 수두룩했다.

◆산업재와 소비재 종목의 엇갈린 운명

1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의 종가가 2008~2009년 최저가를 밑도는 코스피200 종목은 대한전선(-95.11%), 현대상선(-50.36%), 하이트진로(-39.70%), 동국제강(-39.07%), 한진중공업(-34.56), OCI(-0.93%) 등이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이 지수의 변화(127.7% 상승)에 못 미치는 종목은 6년 전과 비교 가능한 183개 종목의 42%인 76개였다.

특히 조선업체들의 성적이 대부분 부진했다. 두산중공업(-27.54%)은 한진중공업과 더불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22.08%), 현대미포조선(69.57%), 삼성중공업(125.74%) 등도 지수에 비해 주가 회복 속도가 더뎠다. 지난 5~6년 동안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하면 투자 대상으로서의 매력이 없었다는 결론이다.

철강주 역시 대장주 포스코의 상승률이 32.23%에 그치는 등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전자와 자동차 업종은 종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206.75%)는 체면치레를 한 반면 LG전자(17.16%), 삼성전기(98.98%)는 부진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기아차(934.19%)가 발군의 실력을 뽐냈지만 쌍용차(16.35%) 주가는 역주행했다는 분석이다. 금융 쪽에서는 삼성증권(-2.40%), 미래에셋증권(-1.34%) 등 증권주들이 약세였다.

반면 소비주들은 전통 제조업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컸다. 화장품 제조사 에이블씨엔씨가 비교 기간에 주가가 2611.31% 올라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으며 삼립식품(1912.24%), 베이직하우스(1602.48%), 아모레G(1517.54%), 대상(1271.55%), 동원F&B(1191.02%) 등도 10배 이상 뛰었다.

◆전통 제조업은 빙하기 맞은 공룡 신세

전문가들은 주가 열등생 목록에 오른 기업들이 대부분 빙하기를 만난 공룡처럼 구조적으로 이익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고 분석한다.

박성준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전통 제조업 경영 환경 변화의 핵심으로 주요 업종에서 한국을 꾸준히 쫓아오고 있는 중국을 거론했다. 그는 “중후장대 업종은 인건비가 싸고 내부 시장도 큰 중국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고급화,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기업은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금융위기 이후 주요 글로벌 제조기업 실적이 지난해부터 뚜렷한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과 시장이 겹치는 한국 제조업체들만 수익성 악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통 제조업의 부활 없이는 장기 박스권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80선까지 올라갔던 주가가 단번에 2030선으로 폭락한 이유 중 하나도 중후장대 업종의 실적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해서라는 설명이다. 남기윤 동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한 단계 높아지려면 전통 제조업이 부활하거나 글로벌 경제와 상관관계가 낮으면서도 성장세는 가파른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기업들이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형석/윤정현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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