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울돌목을 지키고 선 영웅의 고뇌가…

입력 2014-08-11 07:00   수정 2014-08-11 11:26

충무공 이순신의 발자취를 찾아서

진도타워
높이 60m 전망대서 울돌목 구경

해남 '우수영관광지'
명량해전때 사용한 천자총통 전시



[ 김명상 기자 ]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조선 선조 30년) 9월 명량에서의 결전을 앞두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에서 한 말이다. 명량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 열풍이 거세다. ‘신드롬’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다. 그의 위대한 흔적이 있는 우리 땅 곳곳을 찾는 여행객도 늘고 있다. 충무공은 남해 전체를 지휘하고 여러 해전에 임했던 만큼 진도, 해남, 통영, 여수 등에는 장군과 관련된 유적지가 많다. 영화 속 이순신 장군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 그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보자.

진도타워 울돌목의 빛나는 영광을 한눈에

영화 ‘명량’은 이순신 장군이 단 12척의 배를 이끌고 전투선만 133척, 보급선까지 총 330척에 달하는 왜군을 격파한 명량대첩을 소재로 삼았다. 명량대첩은 말 그대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승리였다. 육군과 합류해 한양으로 진격하려던 왜군은 명량에서의 처참한 패배로 결정타를 맞았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명량에서의 승리가 없었다면 조선은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에 멸망했을지도 모른다.

명량대첩의 현장인 ‘울돌목’은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에 있는데 ‘소리를 내어 우는 바다 길목’이란 뜻의 순우리말 지명이다. 시속 24㎞에 이르는 명량의 유속은 동양 최고 수준의 빠른 물살이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은 울돌목의 거센 물길을 이용해 압도적인 수를 자랑하던 왜적을 기적처럼 무찔렀다.

진도타워는 그 역사적 현장인 울돌목 위에 세워진 진도대교 끝(망금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다. 명량대첩을 기리고자 지어졌다. 옥상 전망대에서 울돌목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지하 1층과 지상 7층, 최고 높이 60m 규모로 지어진 관광 휴게시설로 배의 형상을 본떠 만들었다. 내부에는 카페,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최상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산과 바다의 절묘한 조화가 실로 빼어나다.

울돌목은 폭이 좁은 데다 암초가 많아 실제 항해할 수 있는 폭이 120m 정도에 불과하다. 거센 조류가 암초에 부딪혀 소용돌이까지 일어난다. 정유재란 당시 기세등등하게 출정한 왜선들은 울돌목의 조류에 휩쓸려 당황하다 조선군의 화포에 맞거나 때로는 판옥선의 ‘충파’에 당하며 속절없이 수장당했다. 울돌목의 거센 물살이 내지르는 소리는 불세출의 영웅과 수군, 민초들이 승리 후 터뜨리는 환호성이자 왜군의 비명이다. 진도타워는 회오리처럼 휘감아 오는 그날의 전설을 가장 생생하게 전해주는 곳 중 하나다. 전남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 산2의 80, 입장료는 1000원(성인), 문의 (061)542-0990

우수영 국민관광지 명량대첩의 승전보

진도로 가려면 해남을 거쳐야 한다. 해남의 ‘우수영 국민관광지’는 또 다른 울돌목 관광코스인데 진도대교 북단에 있다. 임진왜란 때 해군기지는 부산의 경상좌수영, 통영의 경상우수영, 여수의 전라좌수영 그리고 해남의 전라우수영 등 4곳이었다. 그중 전라우수영이 자리했던 곳을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 지금의 우수영 국민관광지다.

울돌목에 자리해 명량대첩 기념관광지로서 의의가 깊은 우수영 국민관광지에는 보물 제503호로 지정된 ‘명량대첩비’, 조선시대 전라우도 수군 본부의 옛 터인 도 지정 지방기념물 139호 ‘전라우수영 성지’와 공원 등이 어우러져 있다.

내부에는 충무공의 어록비와 사당을 비롯한 각종 조형물도 만날 수 있다. 회령포의 결의라는 조각상 아래에는 ‘나라의 위태로움이 여기에 이르렀으니 우리가 어찌 죽음을 두려워하랴. 이제 모두 충의에 죽어 나라 지킨 영광을 얻자’라는 장군의 비장한 다짐이 새겨져 있다. 또 공원 곳곳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과 관군들의 전투 모습을 조각한 상들이 저릿한 감동을 준다.

우수영유물전시관에는 명량해전에서 사용했던 천자총통, 지자총통 등이 전시돼 있다. 명량대첩 해전도와 거북선 실제 모형, 거북선 절개모형, 판옥선 모형, 전쟁 때 사용한 무기를 볼 수 있다. 당시의 전투 상황을 설명하는 슬라이드도 상영한다.

공원 안 전망대에 오르면 진도대교와 그 아래 소용돌이치는 울돌목을 볼 수 있다. 바다 기슭 바위에는 ‘명량의 고뇌하는 성웅 이순신상’이 있다. 평상복식에 칼 대신 지도를 들고 백척간두에 선 나라를 홀로 고민하는 장군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 산36, 입장료 1000원(성인). 문의 (061)530-5541


명량대첩축제
10월9일~12일 전라남도 일대서


전라남도는 명량해전의 승리를 기념하고 이순신 장군과 민초들의 구국정신을 기리는 ‘명량대첩축제’를 오는 10월9일부터 12일까지 연다. 명량해전 재현을 비롯해 강강술래, 씻김굿, 만가행렬, 명량 21품 마당놀이 등 가족 방문객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개최장소 : 해남군 우수영관광지, 진도군 녹진관광지, 울돌목 등지

홈페이지 : www.mldc.kr

통영 제승당충무공의 작전사령부

‘동양의 나폴리’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통영에서도 충무공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통영이라는 지명 자체가 충청·전라·경상도의 삼도수군을 총괄하던 통제사가 있는 본진을 가리키는 ‘삼도수군통제영’의 줄임말이다.

한산도에 있는 제승당(制勝堂·jeseungdang.gsnd.net)은 충무공의 작전사령부 같은 장소다.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서 장수들과 더불어 전법을 연구하고 전략을 짰기 때문에 삼도수군 지휘부의 심장부나 다름없었다. 제승당의 원래 이름은 운주당(運籌堂)이다. 운주에는 ‘군막 안에서 작전을 세워 천리 밖에서 승리를 쟁취한다’는 뜻이 있다. 장군은 1593년 7월15일부터 한양으로 압송당하기 직전까지 3년8개월 동안 이곳에서 살았다. 원균이 칠천량에서 대패하면서 후퇴하던 조선 수군이 이곳을 불태우는 바람에 사라졌다가 1739년 통제사 조경이 터에 새로 건물을 지으면서 제승당이라 명명한 것이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다.

제승당에 가기 전에 ‘충렬사’나 ‘통제영지’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충렬사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7년 후인 1606년 선조가 왕명으로 충무공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제승당으로 가려면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야 하는데 터미널에서 충렬사까지는 약 1.1㎞ 떨어져 있어 가깝다. 조선시대 삼도수군 통제영이 있던 통제영지 역시 터미널에서 1.7㎞ 거리에 있는 만큼 세 곳을 한꺼번에 보는 코스를 추천한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어린이 200원.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25분. 배는 매시 정각 출발한다.


한산대첩축제
8월13일~17일 통영에서


영화 ‘명량’의 말미에는 거북선이 등장하면서 후속 작품으로 ‘한산대첩’이 다뤄질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산대첩을 주제로 한 축제인 제53회 통영한산대첩축제(hansanf.org)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통제영, 이순신공원 등 통영시 일원에서 열린다. 1592년 이순신 장군이 통영 앞바다에서 학익진을 펼쳐 왜적을 격파한 한산대첩을 기리는 행사다. 하이라이트인 한산대첩 재현은 축제 넷째날인 17일에 펼쳐진다.

현충사 영화 속 장검 두 자루가 이곳에

남해까지 내려가기 어려운 수도권 거주자라면 비교적 가까운 충남 아산 현충사(hcs.cha.go.kr)로 가보자.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으로, 1704년에 아산 지역의 유생들이 조정에 청해 1706년에 세워졌다. 사당이 세워진 이듬해인 1707년 숙종은 현충사(顯忠祠)라는 액자를 내렸다.

그러나 현충사는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헐렸다가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 다시 세워지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현충사 내부에 있는 고택은 이순신 장군이 21세 때 혼인해 장인으로부터 물려받아 32세 때 무과에 급제하기까지 살았던 옛집이다.

현충사 전시관에는 이순신 장군의 유물과 임진왜란 관련 자료가 많은데 영화 ‘명량’에 등장하는 거북선과 충무공 장검 두 자루가 이곳에 있다. 충무공이 1594년 4월 한산도 진중에 있을 때 만든 칼은 길이가 197.5㎝에 달하고, 무게는 4㎏이 넘는다. 두 칼날에는 ‘석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떨고(三尺誓天 山河動色)’,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인다(一揮掃蕩 血染山河)’는 문구가 각각 새겨져 있다. 왜적을 무찌르고자 하는 장군의 기상이 담긴 친필 글씨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난중일기’도 현충사에 있다. 친필 초고는 보존을 위해 수장고에 있고 현재는 복제본만 전시 중이다. 충남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길 126. 문의 (041)539-4600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증권사를 대표하는 상위권 수익률의 합이 170%돌파!! 그 비결은?
[한경닷컴스탁론]또 한번 내렸다! 최저금리 3.2% 대출기간 6개월 금리 이벤트!
[한경컨센서스]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한 곳에서 확인!!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