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대 매각가격 변수..금호 자금력이 결정할 듯
이 기사는 08월11일(15: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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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그룹의 모태기업을 되찾으려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다시 보기 힘든 우량 매물을 사들이려는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 사이에 일전이 벌어지게 됐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매각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이날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10여곳에 투자설명서(IM)를 보냈다. IM이란 인수후보들에게 기업의 상세정보와 매각 일정을 소개한 자료로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다음달 초 예비입찰을 받아 연내 금호고속의 새 주인을 가릴 계획이다.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은 2012년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아시아나로부터 금호고속 지분 100%를 인수했다. 2년 동안의 재매각금지 기간이 끝나자 다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반드시 되찾는다는 입장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부친인 고(故) 박인천 회장이 1946년 광주에서 설립한 금호고속은 그룹의 모태기업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론 금호아시아나의 인수가 유력해 보이는 구조다.
그런데도 대형 PEF들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매년 300억원 안팎의 순익을 내는 금호고속이 최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보기 드문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이기 때문이다. 지역독점사업인데다 정부가 영세 고속버스 회사를 기준으로 운임체계를 결정하고 유류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 매각대상이 지분 100%여서 다른 주주들과 분쟁소지가 없는 점도 PEF들이 군침을 삼키는 이유다.
PEF업계 관계자는 "올 초 2조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 ADT캡스 이후 매각지분이 100%면서 이만한 캐시카우를 창출하는 매물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PEF로서는 놓칠 수 없는 거래"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가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지만 금호고속의 주인은 결국 가격이 결정한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가격 만큼을 금호아시아나가 낼 수 있으면 금호고속은 옛 주인의 품으로 돌아간다. 그렇지 못하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새 주인이 된다.
지난해 금호고속의 상각전 이익(에비타)은 750억원이었다. 여기에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12개 합작법인으로부터 나오는 배당금 80억원과 금호리조트 지분 50%의 가치를 합하면 금호고속의 인수가격은 적어도 7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터미널 백화점 건물·부지를 광주신세계에 20년간 5000억원에 장기임대해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놓고 금호석유화학과 지분경쟁을 벌일 가능성 등에 대비하려면 모든 자금을 금호고속에 쏟아붓기는 어렵다는게 PEF들의 셈법이다.
IB업계에선 금호아시아나가 부족한 자금력을 매우기 위해 PEF 등 FI를 끌어들여 금호고속을 공동 인수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FI를 끌어들여 무리하게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했다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아시아나가 또다시 같은 행보를 밟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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