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시험단계' 에볼라 치료제 사용허가

입력 2014-08-13 07:43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12일(현지시간) 시험단계인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의 사용을 허가했다.

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의료 윤리위원회는 에볼라 발병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일정한 조건이 맞는다면 아직 치료나 예방에 있어, 그 효과나 부작용 등이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시험단계의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의료 윤리위원회는 시험단계 에볼라 치료제의 사용을 허용함에 있어 치료 과정의 투명성, 환자의 사전 동의, 선택의 자유, 익명성, 환자에 대한 존중, 인간 존엄성의 유지, 지역사회의 기여 등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WHO 마리 폴 키에니 사무부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에볼라는 기본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걸리는 질병이라서 '시장의 실패'를 경험했고 결과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현재 사용 가능한 정확한 시험용 치료제의 숫자를 모르며 시험용 치료제 사용으로 에볼라를 치료할 수 있게 됐다는 잘못된 희망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WHO는 누가 어느 시점에 어떤 시험용 치료제를 얻게 되는지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이달 말 시험용 치료제에 대한 의료 윤리위원회를 또다시 열어 이용 가능한 시험용 치료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단계의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을 개발한 미국의 제약사 맵바이오제약은 WHO의 결정과는 별도로 이미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나이지리아와 라이베리아 의료진에게 지맵을 이번 주 내로 공급하기로 했다.

루이스 브라운 라이베리아 공보장관은 의사 2명에게 투여할 분량의 치료제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맵바이오제약은 이날 성명에서 지맵 비축량이 고갈됐으며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맵을 투여받은 에볼라 감염 환자는 미국인 의료진 2명과 스페인 신부 1명으로 아직 아프리카에 지맵이 제공되지 않은 상태다.

스페인 보건 당국은 라이베리아에서 선교활동 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본국으로 돌아와 치료받고 있던 미겔 파하레스 신부(75)가 이날 오전 숨졌다고 밝혔다.

파하레스 신부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있는 성 요셉 병원에서 에볼라 감염자 치료를 돕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지난 7일 치료를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송돼 지맵을 투여받았다.

WHO는 지난 9일 기준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모두 1848명이며 사망자는 1013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국가별로는 기니가 506명 감염에 373명 사망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라이베리아 599명 감염에 323명 사망, 시에라리온 730명 감염에 315명 사망, 나이지리아 13명 감염에 2명 사망 등의 순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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