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 원을 돌파하며 국내에서 가장 비싼 '황제주' 롯데제과를 위협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1주당 200만 원을 넘는 주식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아모레퍼시픽 단 3곳 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을 품에 안고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목표주가 최고가가 264만 원까지 나와 아모레퍼시픽과 롯데제과의 황제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아모레 사상 첫 200만 원…목표가 줄상향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개장과 함께 200만 원을 뚫었다. 전날 198만 원으로 200만 원 고지에 바짝 다가서더니 결국 사상 첫 200만 원 대열에 합류했다. 오전 10시39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6만1000원(3.08%) 오른 204만1000원을 나타냈다.
시가총액은 11조9313억 원으로 LG(11조9064억 원), 현대중공업(11조1720억 원)을 제치고 LG전자(12조6336억 원)와 LG디스플레이(12조 원)를 넘보고 있다.
이로써 국내 주식시장에서 200만원대 주가를 기록한 상장 종목은 3개로 늘어났다. 현재 주가가 가장 높은 종목은 롯데제과로 211만 원에 거래 중이며 롯데칠성은 209만9000원 수준에서 매매되고 있다.
이어 영풍이 141만2000원, 태광산업이 133만9000원, 삼성전자가 124만9000원 등이다.
투자업계는 아모레퍼시픽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기존 193만2000원에서 264만 원으로 올렸고 하이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은 각각 260만 원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240만 원을, 메리츠종금증권은 225만 원을 목표주가로 내놓았다.
◆ 롯데제과·칠성 상승세도 주목…황제주 경쟁 치열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100%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정확히 100만 원에 마감한 뒤 98% 넘게 뛰었다. 이달 들어서만 12% 고공질주했다.
주가 상승 배경에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의 안정적 성장과 중국에서의 높은 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매 분기마다 투자업계 기대를 훌쩍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눈높이를 높여갔다.
전날 발표한 지난 2분기 실적도 매출 9667억 원, 영업이익 1511억 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면세점에서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구매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며 "2분기 중국 법인 포함 중국인 매출 비중은 25.9%로 1분기 20.6%와 비교해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법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3%, 332% 늘었다. 2012년 말 진출한 '이니스프리' 브랜드가 분기 매출 200억 원을 넘어서며 효자 노릇을 했다.
조 연구원은 3분기에도 수익성 좋은 면세점과 온라인 채널 성장으로 호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니스프리·라네즈의 실적 호조와 함께 마몽드 브랜드 리뉴얼 효과가 나타나면서 중국 법인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내년이 아모레퍼시픽 해외법인의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올해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47%, 내년은 19%로 최근 3년 내 이례적인 성장을 보이는 시점"이라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프리미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과 황제주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주가도 올해 들어 부쩍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140만원대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지만 올 들어서 200만 원대 굳히기에 들어갔다. ?데그룹이 복잡하게 얽혀있던 계열사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나서면서 롯데제과과 수혜를 입었다.
롯데칠성도 올 들어서만 주가가 50만 원 가까이 오르며 200만 원대 황제주로 등극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율 상승을 볼 때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축에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이 본격화되면 롯데제과를 비롯한 식품 3사 주가 상승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이지현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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