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 ‘명량’이 셀까. ‘어닝쇼크’가 셀까.
CJ E&M이 배급 영화인 명량의 흥행 질주라는 호재와 어닝쇼크(실적이 추정치 대비 10% 이상 밑도는 것)라는 악재를 동시에 만나면서 증권사들의 주가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단 현재 주가는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감이 지배적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방송, 광고 부문에서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목표주가를 4만원대로 하향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실적 둔화는 일시적인 데다 ‘명량’ 효과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7만원대로 유지하는 증권사도 있다.
14일 CJ E&M은 0.74% 하락한 4만7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엔 5만5900원까지 치솟았지만 2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2분기 CJ E&M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해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0.4% 하락한 2869억원에 그쳤다. CJ E&M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게임 사업을 분할한 영향이 컸다. CJ E&M은 지난 1일 게임사업 부문인 넷마블을 물적분할했다. 올해 2분기 CJ E&M의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172억원을, 영업이익은 82% 증가한 129억원을 기록했지만, 사업을 떼내면서 CJ E&M의 전체 실적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다른 사업 부문에서는 모두 적자가 났다. 세월호 사고의 영향 등으로 음악·공연부문의 부진이 가장 두드러졌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줄어든 476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손실은 94억원에 달했다. 광고 부문에서는 4.6% 감소한 209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3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현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연 경쟁이 심화되고 광고 시장이 침체되면서 단기간 내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보류하고 목표주가를 6만6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일부 변수에 따른 일시적 실적 둔화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는 긍정론도 나오고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부 변수에 의한 실적 부진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광고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다시 광고 수입이 증가하고 음악·공연 사업도 2분기를 저점으로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화 ‘명량’의 투자배급사로서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윤미 신영증권 연구원은 “명량 흥행으로 영화 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다른 부문에서도 적자 폭이 줄어들면 3분기엔 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주가 7만원을 유지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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