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교황 "가난한 사람들 보듬는 지킴이 되라"

입력 2014-08-14 22:44  

주교단과 대화


[ 서화동 기자 ]
“한국 교회가 번영했으나 또한 매우 세속화되고 물질주의적인 사회의 한가운데서 살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목자들은 성공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기준을 따르는 생활 양식과 사고방식을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가르친 기준보다 우선해 취하려는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온갖 유혹을 물리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오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CBCK)에서 한국 주교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주교들이 일하는 현장을 직접 보겠다며 협의회를 방문한 교황은 주교들에게 한 연설에서 표현은 완곡하지만 따끔한 지적과 충고를 쏟아냈다. 교황은 “가난한 사람과 함께 하는 연대는 그리스도인 생활의 필수 요소로 여겨야 하며 신자들의 정신과 마음에 스며들고 교회 생활의 모든 측면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기억의 지킴이, 희망의 지킴이가 되라”고 촉구했다. 순교자들의 후손으로서 그들을 감동시킨 그리스도의 순수한 메시지에 거울을 보듯 자신을 비춰보라는 것.

특히 가난한 사람에게 관심을 쏟으며, 난민과 이민자, 사회의 변두리에서 사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날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브리핑에서 “교회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 가난한 이들을 잊는 경향이 있다는 걸 지적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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