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중앙통로 입장…신도 17만명 참석
오전 10시부터 2시간20분 진행
[ 송태형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행사의 절정인 ‘순교자 124위 시복식’은 어떻게 열릴까.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이번 시복식은 교황이 순교자의 땅을 찾아 직접 시복 미사를 집전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순교자들을 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공식 선포하는 시복식은 일반적으로 바티칸에서 교황청 시성성 장관 추기경이 교황을 대리해 거행한다.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 의금부, 포도청, 서소문 형장 등 한국 제1세대 순교자들이 목숨을 바친 장소들과 밀접하게 연결된 곳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20분가량 열릴 시복식에는 주교단 100여명과 사제 1900여명, 초청장을 받은 천주교 신자 17만여명을 비롯해 50만~100만명의 시민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사고 유족 600여명도 참석한다. 시복식 동안 광화문에 세월호 사고 유족들이 여러 개 설치한 ‘농성 천막’은 두 동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걷기로 했다.
미사가 시작되면 교황과 주교단이 중앙 통로로 입장한다. 시복 미사의 백미는 순교자들을 복자로 선언하는 시복 예식이다. 안명옥 주교와 김종수 신부가 한국천주교를 대표해 시복 청원을 하고, 124위의 약전을 낭독하면 교황은 시복 선언을 한다. 성찬 전례에서는 서울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면서 20년 동안 매일 첫 매상을 지구촌의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부해온 강지형·김향신 씨 가족이 빵과 포도주를 예물로 바친다.
축성(祝聖), 경배에 이어 염 추기경이 라틴어로 ‘신앙의 신비여’를 노래하면 교황은 성체성사를 통해 하나됨을 기도한다. 시복식은 교황이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복을 빌어주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교황은 시복식에 앞서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맞은편 서소문 순교 성지를 방문, 현양탑 앞 제대에 헌화할 예정이다. 서소문 성지는 이번에 시복될 124위 복자 중 가장 많은 27위가 순교한 곳이다. 근처에 있는 약현성당에는 서소문 성지에 대한 기록관이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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