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또 '경고음'] 디플레 직면 유로존·경기 급랭 日…'나홀로 회복' 美도 역풍 맞나

입력 2014-08-18 21:05  

심상찮은 선진국 경제

유로존, 러 제재 후폭풍에 투자자금 이탈
日, 소비·수출 부진 지속 땐 재추락 우려



[ 장진모/서정환/김보라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가 급랭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미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의 한 축인 수출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초 9%에서 작년에 14%로 확대됐다.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매출 가운데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나온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도 최근 주춤하다. 8월 소비심리는 9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메이시스 등 백화점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신(新) 냉전’을 방불케 하는 서방국가들과 러시아 간의 대결, 이라크 내전에 따른 유가상승 우려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로존 ‘더블딥’ 우려

유로존은 2분기 제로 성장 발표 후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유로존의 7월 물가상승률은 4년반 만에 가장 낮은 0.4%로 집계됐다. 낮은 물가 오름세 속에 성장은 정체되는 전형적인 경기침체 진입기의 모습이다. 러시아 제재의 후폭풍까지 더해져 유로존 경제의 ‘더블딥(짧은 경기 회복 후 재침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이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경기침체를 예고한다는 분석이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장중 한때 연 1%가 무너지기도 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독일 채권시장이 왜곡됐던 1920년대를 제외하면 1800년대 초반 이후 최저치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데이비드 오언 유럽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국가의 3분의 1이 이미 디플레이션에 빠졌다”며 “유로존이 1990년대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는 “디플레 위협이 유로존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식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지난달 유럽 주식형펀드의 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섰다. 이 자금이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리면서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년 만에 최저치인 연 2.3%까지 떨어졌다. 크리스틴 쇼트 S&P캐피털IQ 이사는 “나홀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일본 3분기엔 회복하나

일본의 2분기 성장률(전기 대비 -1.7%, 연율 -6.8%)은 동일본 지진이 있었던 2011년 2분기(-1.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997년 소비세 인상 때(-0.9%)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개인소비, 주택투자, 기업 설비투자 등이 줄줄이 급감했다. 재고가 증가해 2분기 GDP 감소폭이 줄었지만 3분기에 부담으로 남아 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 인상 여파가 점차 약화되고 있고 각종 정책효과도 나타나고 있어 완만한 경기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들도 3분기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회복 속도에 대해선 편차가 크다. 3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1%(전기 대비 연율)다.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증권 등은 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고용 개선도 정점을 찍어 민간소비가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며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와 야스노리 이토쓰경제연구소장도 “엔저로 수출물량이 늘고 무역흑자가 커지는 ‘J커브 효과’는 환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3분기 일본 정부의 공공투자와 기업 설비투자가 회복된다 해도 민간소비와 수출이 부진하면 일본 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워싱턴·도쿄=장진모/서정환 특파원/김보라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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