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불꽃 타오르는 기업] 제2 創社 각오로 '환골탈태'…품질·가격경쟁력 높여 '턴어라운드'

입력 2014-08-19 07:00  

일진전기

말단 직원~대표이사까지
내부문제점·해결책 찾아
장기 목표 갖고 끝없이 토론

사업구조·글로벌 네트워크 등
경쟁력 업그레이드 방안 실천
2년 적자 딛고 작년 흑자전환



[ 김정은 기자 ]
종합중전기기 업체 일진전기(대표 허정석)는 지난 3년간 혹독한 수업을 치렀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불황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야 했다. 자칫 3년 연속 적자라는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릴 법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러나 이 회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돌파구를 찾았다. 경영의 내실을 꾀하면서 제2의 도약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노력은 쉽지 않았지만 열매는 달콤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 근성 키운 일진

일진전기는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회사 관계자는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였다”며 “2010년 처음 매출 1조원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직후여서 임직원들이 받은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어떻게 해서든 3년 연속 적자만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일진전기는 회사를 다시 설립한다는 각오로 ‘변화와 혁신’이라는 화두에 매달렸다. 과거의 성공 및 현재의 위기를 회사의 생존과 미래 성장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변화의 흐름과 미래의 방향을 읽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짜기로 한 것이다.

먼저 일하는 방식과 자세부터 바꿨다. 과거부터 이어온 비효율적인 일처리와 불투명한 관행을 찾아내 과감히 버렸다. 목표는 환골탈태였다. 말단 직원부터 대표이사까지 회사 내부의 문제점을 끄집어내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수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쳤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해외시장 공략, 업무 프로세스 개선 작업 등 큰 줄기부터 세세한 가지에 이르기까지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실행에 옮겼다.

노력은 성과로 돌아왔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일진전기는 지난해 영업이익 201억원, 당기순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엔 매출 3070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올렸다. 회사 측은 “일시적 실적 호전이 아닌 확실한 ‘턴어라운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3년은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독(毒)이 아닌 약(藥)이 됐다”며 “큰 부담이 됐던 불황과 적자 상황을 내실 경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위기를 도약을 위한 기회로 바꾼 셈”이라고 말했다.

체질개선 성공…해외시장 공략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제품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임직원들의 목소리가 모아졌다. 그 결과는 ‘품질과 원가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아울러 신제품 개발과 고부가 초고압제품 라인업 확보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익성 중심의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해외에서의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는 전략을 세웠다.

기존 시장엔 더욱 집중해 점유율을 높였다.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의 해외 수주를 늘리고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가별로 전략을 달리 세우고 해외 지사와 본사의 영업조직이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이런 노력은 작년 하반기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올해는 지난 수년간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가동되기 시작해 해외 매출이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러시아, 미국 등 해외 거점 지역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 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홍성 시대’…일진산업단지 조성

일진전기는 충남 홍성군에 기존 공장 면적 3배 규모의 홍성 일진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는 지난해 준공한 변압기 공장을 포함해 산업시설, 지원시설 및 공공시설 등으로 구성된 113만5000㎡ 규모의 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산업단지 인근에 궁리항이 있어 물류환경도 좋다. 일진전기에서 초고압 변압기, 초고압 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외에도 다양한 협력업체가 입주하게 된다. 지난해 4월 초 준공된 홍성 일진산업단지 변압기공장은 첫 출하 이후 순조롭게 가동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기존 인천공장의 변압기 공장이 홍성산업단지로 이전해 본격적인 ‘홍성 시대’가 열릴 것으로 일진 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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