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SNS 영토전쟁 '치열'…현대·미래에셋證 '우등반'

입력 2014-08-19 11:37   수정 2014-08-19 11:40

[ 권민경 기자 ]

2010년 국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이 불면서 기업들은 너나 할 것없이 SNS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단 개설하고 보자"며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운영한 지 4년. 여전히 SNS에서 영토를 확장 중인 증권사와 '개점 휴업' 상태가 된 곳으로 양분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던 SNS 마케팅이 3~4년 사이에 '우등반'과 '열등반'으로 명확히 갈렸다.

페이스북 전용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는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하자 명맥만 유지하거나 아예 SNS 마케팅을 접은 곳도 있다.

관련업계에선 차별화된 SNS 마케팅을 구축한 일부 증권사의 경우 영토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뒤 이를 사업모델과 접목하는 단계로 발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 현대·미래에셋·신한·삼성 등 페이스북 활발

한경닷컴이 소셜데이터 분석업체 유엑스코리아에 의뢰해 국내 주요 증권사 12곳의 페이스북 활용 현황을 알아본 결과 현대, 미래에셋, 삼성, 신한금융투자 정도만이 페이스북을 통한 SNS 마케팅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었다.

페이스북 활용도와 영향력을 확인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좋아요'(구독자) 수와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이야기)을 보면 된다. '좋아요'가 얼마나 잘 알려진 페이스북인지 보여준다면 '이야기'는 얼마나 활동성이 있는 지를 나타낸다.



현대증권은 3만9702(개설 이후 누적)의 '좋아요'를 보유해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월등히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이 2만7538로 뒤를 이었고 삼성증권은 1만9963, 신한금융투자는 1만8973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 간 '좋아요' 증가수는 삼성증권이 1만5756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투자가 1만27, 현대증권이 9941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2853으로 증가 속도가 다소 저조했다.

현대증권은 다른 증권사들이 시황 소식이나 자사 상품 소개, 이벤트 알림 등에 집중한 것과 달리 '월요병 극복 방법' '불타는 목요일, 연휴맞이 여러분의 한잔은?' 등 다양한 내용들로 고객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페이스북을 담당하는 온라인기획부 정숙희 대리는 "성공적인 페이스북 운영 뒤에는 치밀한 초기 전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들의 경우 시황이나 투자전략 등 딱딱한 정보를 우선 노출하며 페이스북을 시작했지만 현대증권은 재미있고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콘텐츠에 주력했다는 것.

이같은 방법으로 구독자층을 두텁게 확보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금융 정보를 제공해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썼다는 게 정 대리 설명이다.

정 대리는 "여의도 증권가에서 SNS 운영은 '풀기 어려운 숙제'와 같은 존재"라고 털어놨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증권사가 너도나도 트위터를 시작했지만 소위 '대세'가 페이스북으로 바뀌자 다시 페이스북에 역량을 집중하는 등 유행에 민감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역시 3년 전엔 트위터에 집중했지만 현재는 페이스북과 블로그 운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또 다른 제조기업들의 SNS 운영법과는 달라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정 대리는 "삼성전자의 경우엔 냉장고를 사는 주부부터 노트북을 사는 초등학생들까지가 모든 타깃층이지만 금융권에선 30~50대 중장년층으로 집중돼 있다"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페이스북 콘텐츠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외 다양한 경제 소식과 함께 산업별 최근 동향 등을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 증권사 온라인마케팅팀 이상훈 차장은 "페이스북은 쉽게 보면 한없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담당자가 전담해 24시간 관리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증권사들이 섣불리 페이스북을 열었다가 '개점휴업'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

이 차장은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계에서도 비교적 빨리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를 열었다"며 "마케팅 수단이라기 보다는 페이스북 전용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내 전문가 중에선 페이스북 전문 필진을 선정하고 시기적절한 이슈에 맞춰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야기'(최근 1년 간 평균) 경우에는 현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913.99, 907.54로 앞서 다른 증권사들과 차이를 보였다. 삼성증권은 700.17, 신한금융투자는 440.83으로 나타났다.

한화·우리·농협 명맥만 유지…담당자 유무도 몰라

KDB 대우, 대신, 신영, 하나대투, 한국투자증권 등은 '좋아요'와 '이야기' 수 모두 중간 성적을 유지했다. 대우증권은 1만1573의 '좋아요'와 190.72의 '이야기', 신영증권은 5921의 '좋아요'와 29.74의 '이야기'를 각각 기록했다.

신영증권은 주식 관련 내용이 아닌 문화 예술 콘텐츠로 페이스북 차별화를 꾀한 것이 눈에 띄었다.

12곳의 증권사 가운데 한화증권, 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 등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 페이스북을 통한 이렇다할 활동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세 곳의 '좋아요' 수는 각각 5922, 2198, 275에 불과했다. '이야기' 수도 1~20여 개 정도로 초라했다. NH농협증권의 경우 SNS 관리자의 유무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전담 관리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확실치 않다"며 "네이버 지식인, 블로그, 카페 등 담당하고 있는 업무가 많아 페이스북 관리가 소홀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NH농협증권이 온라인 기반 증권사가 아닌 탓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2월31일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페이스북 개편 여부도 불분명하다.

이 관계자는 "아직 합병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페이스북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SNS를 통해 수익원만을 찾고자 하는 증권사들의 짧은 생각은 회사에도 고객들에게도 모두 좋을 것이 없다"며 "SNS 마케팅 역시 고객들이 어떤 경우에 그 증권사를 믿을 수 있을지, 거래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더 깊은 고민과 공부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권민경/이지현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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