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권력의 뒤에서 벌어지는 밀약과 투쟁, 배신의 드라마를 실감나게 묘사한 책이 출간됐다.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이 펴낸 <권력의 민낯>(부제: 그들은 어떻게 권력을 사용했는가)은 현대 권력의 탄생과 쇠퇴를 그린 수작이다.
노무현-이명박 정권 이양기 막후에서 있었던 이상득-노건평의 대화, 불교계가 이명박 정권에 등을 돌리게 만든 검찰의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계좌 추적 사건, 이명박 정권의 포스코 장악 스토리, 노무현 세력을 치는 데 선봉에 섰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추락 등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현대사의 수많은 사건을 추적했다.
특히 ‘이명박 정권 5년’에 관한 한 다른 어떤 기록보다 세세하다. 10년 만에 다시 권력을 잡은 보수 진영은 ‘권력 사유화’란 비판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신진 세력으로 꼽히던 정두언이 하루 아침에 밀려났다.
노무현 정권에서 이명박 정권으로 권력이 넘어가는 막후에는 ‘형님’들이 있었다. 이상득-노건평의 만남은 곧 이명박-노무현의 대화에 다름이 아니었다.
이명박 정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넘어가는 막후에서도 보이지 않는 대화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왜 빈 봉투를 들이 밀었는 지를 파헤친 대목이 흥미롭다.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 시각으로 직전 정권에서 있었던 사건의 전말을 객관적으로 담았다는 평가다.
저자인 소 전 국장은 부여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언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TV조선, 뉴스Y, 불교방송 등에서 시사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공공컨설팅그룹인 인포마스터 사회적전략센터장 및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동랑커뮤니케이션즈, 280페이지, 1만5000원.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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