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규제완화 면책, 왜 빠뜨렸나" 질책

입력 2014-08-19 21:27   수정 2014-08-20 07:45

감사원 태클로 제외되자 朴대통령 이례적 유감 표명
"개정안 다시 마련하라"



[ 정종태 기자 ]
규제를 푸는 공무원에 대해 사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의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19일 발표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에 제외된 것을 놓고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제도가 헌법상 감사원의 직무감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이 감사원으로부터 제기되면서 정부 내 조율과정에서 막판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국무회의석상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목소리로 강한 유감과 우려를 표시했다.

적극행정 면책제도는 지난 3월 ‘규제개혁 끝장토론’ 당시 박 대통령이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국무총리실은 곧바로 “규제 개혁과 관련된 공무원의 적극 행정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을 관련 법률 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까지 마쳤다.

하지만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에는 관련 조항이 빠진 채 올라왔고, 최 부총리가 이를 확인한 뒤 문제 제기를 했다. 최 부총리는 “감사원에서 헌법상 직무감찰권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삭제된 것 같은데 아쉽게 생각한다”며 “정부에서 규제개혁을 아무리 외쳐본들 실제 규제를 집행하는 기관에서 감사가 두려워 적극적인 행정을 하지 않으면 경제활동에 전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법이 그렇게 안 돼 있다 하더라도 취지를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법이 안 돼 있는데 무슨 방법으로 취지를 살리겠느냐”며 “이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감사가 어떤 식으로 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일선에서 의욕적으로 하려다 ‘내가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고 주저하게 된다면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이 하나도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을 꼭 집어서 질책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극행정 면책제도가 개정안에서 누락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실제로 “감사원이 조금 혁명적인, 과감한 이런 (면책) 조치를 하지 않으면 공무원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정 국무총리는 “감사원과 정부가 협의해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일선의 공무원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상황은 어떤지 등을 검토해 다시 토론할 시기를 갖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관련 법률에 대해 박 대통령이 개정안을 조속히 다시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 제도에 대한 감사원의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규제 완화를 위한 감사원의 일상적 노력을 소개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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