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이사회서 합병 의결…연내 통합은행 출범 목표
외환銀노조 "반대집회 열 것"…금융위 "노조와 합의해야"
[ 박한신 / 장창민 기자 ]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노동조합과 합의 없이 통합을 위한 실질적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조기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를 꾸준히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은 데 따른 고육책이다. 두 은행은 통합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노조를 설득해 연내에는 통합은행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가 여전히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연말까지 통합은행 출범 계획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지금부터 (두 은행의)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한다”고 선언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언문에 서명했다. 두 은행은 오는 28일과 29일 각각 두 은행 이사회와 지주사 이사회를 열어 통합을 의결하고 통합계약서를 승인한다. 이후 노조와 합의가 이뤄질 경우 9월 중 금융위원회에 통합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신청 후에는 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하고 금융위 승인을 얻으면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을 결정한다. 이르면 12월 초, 늦어도 연말까지는 통합 은행을 출범시킨다는 목표다.
두 은행이 노조와 합의 없이 통합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노조가 협상테이블에 나오기만을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노조에 △인위적인 인원 감축은 없다는 고용안정 조건 △통합 전과 인사·임금·복지 변화 및 불이익이 없다는 근로조건 등을 제안하고 보장했지만 노조가 전혀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무작정 기다리다가는 통합 추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갈수록 비용과 조직혼란이 발생한다고 두 은행은 판단했다.
그렇다고 노조와 협의를 포기한 건 아니다. 두 행장은 선언문에서 “양행의 노조와 지속적으로 성실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통합 절차를 진행하고 직원들을 설득함으로써 노조를 압박해 협상테이블로 이끈다는 계산이다. 김한조 행장은 “노조가 진정으로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을 생각한다면 대화를 통해 함께 고민하자”며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가 9월 중으로는 협상에 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의 태도가 변수
외환은행 전체의 분위기는 상당히 누그러졌다.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이익이 없다는 전제 아래 조기통합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반대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노동조합을 배제하고 통합 강행을 선언함으로써 지금까지의 협의 요구는 모두 거짓이었다는 게 확인됐다”며 “약속(5년 독립경영 보장)을 팽개치는 집단과는 타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20일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조기통합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통합 과정에서 또 다른 변수는 금융위다. 금융위가 통합승인을 하지 않으면 통합은 물건너 가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일단 ‘노조와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두 은행의 조기통합은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합의 없이 합병 신청을 할 경우엔 승인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한신/장창민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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