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스, 2분기 순이익 17.5%↓…테일러메이드 매출 18%↓
골프인구 갈수록 줄어
10년 만에 25% 필드 떠나…"우즈 부진이 원인" 분석도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의 골프산업이 ‘벙커’에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의 지갑이 얇아지고 젊은 층이 외면하면서 골프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든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미국 최대 골프용품 판매업체 딕스(Dick’s)가 골프산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딕스는 이날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5% 감소한 6950만달러에 그쳤다며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았다.
딕스는 미국 570개 매장에서 고객을 상대로 골프레슨을 하고 최신 골프용품을 소개해온 500명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소속 골퍼와 계약을 해지하고, 85개 판매점을 보유한 별도 골프용품 체인 골프갤럭시와 매장을 통합하기로 했다. 딕스는 이미 지난달 400명 이상의 인력을 내보내는 등 비용 절감에 착수했다. 에드 스택 딕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골프산업이 심각한 하강 압력에 직면했다”며 구조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딕스 주가는 올 들어 21% 하락했다.
다른 골프용품 업체도 심각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아디다스가 보유한 유명 골프브랜드 테일러메이드의 2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나이키는 경쟁사 아디다스보다 사정이 낫지만 판매 정체로 고전하고 있다. 나이키 골프사업부의 2분기 매출은 7억8900만달러로 전년도의 7억9200만달러보다 소폭 하락했다. 농구 관련 용품의 2분기 매출이 31억달러로 19% 급증하고, 회사 전체 매출 증가율이 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캘러웨이 골프도 2분기 매출이 7% 감소했다.
경제전문잡지 포브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중산층 소득이 줄어든 것을 골프산업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값비싼 골프용품을 사고 게임당 평균 40달러를 내야 하는 진입장벽이 골프인구 감소를 불러왔다는 설명이다. CNBC는 미국골프재단(NGF) 자료를 인용, 지난해 35세 미만 골프인구가 20만명이나 감소했다며 젊은 층이 골프에 대한 흥미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2년 3000만명에 육박하던 미국 골프인구는 지난해 2290만명으로 10여년 만에 4분의 1 가까이 감소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성적 부진을 미국 골프산업 침체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CNN머니는 북아일랜드 출신인 로리 매킬로이가 있지만 스타파워에서는 우즈에게 비할 바가 아니라고 전했다. 스포츠 마케팅사 브랜드라포트의 니겔 커리 국장은 “우즈 같은 대중 흡인력을 가진 스타가 몇 사람 더 필요하다”며 “우즈의 공백을 매킬로이 혼자 메우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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