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T&D는 약 5000억 원을 들여 서울 용산구에 용산호텔을 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호텔 가치가 시가총액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서부T&D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 하반기 주가 18% '껑충'…'용산호텔 효과' 시작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부T&D는 올 하반기 들어 18.5% 상승했다. 지난 7월 1만9000원대에서 출발한 주가는 8월 2만 원대로 올라선 후 연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장중 2만3800원까지 뛰기도 했다. 해당 기간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가 각각 14억 원, 28억 원 어치의 주식을 매입했다.
주가를 끌어올린 주요인은 '용산호텔 착공'이다.
이 회사는 임대관리 사업, 화물정류장 사업, 석유판매 사업 등을 하고 있다. 2012년 인천 둔초동에 '스퀘어원' 복합쇼핑몰을 오픈한 후 호텔사업 진출에도 나섰다. 최근 2년간 호텔사업 진행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주가는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지난 달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서부T&D는 지난 7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정한 후 용산호텔 착공에 돌입했다. 완공은 2017년 4월로 예정돼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2년 10월 인천 부지에 쇼핑몰을 오픈한 이후 두 번째 개발 예정이었던 용산 호텔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착공에 들어간 만큼 이제는 서울 중심에 위치할 호텔 건립 효과를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용산호텔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용산호텔은 연면적 18만4611㎡, 객실 1730여개 규모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객실(1156개)보다 1.5개 가량 많은 수준이다. 서부T&D는 호텔 지분 매각,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금 조달 등을 통해 호텔사업 투자금 4776억 원을 조달했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용산호텔은 국내 최대 규모의 호텔 복합 콤플렉스로 그 규모와 시설만으로도 집객력이 충분하다"며 "국내 일반 특1급 호텔의 객실 수가 300~500실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호텔주 강세 행진…바통 이어받을까
국내외 호텔주는 동반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호텔주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 호텔이 각국의 주요 지역에 위치한 점을 감안, 부동산 가치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글로벌 호텔들은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주가순자산비율(PBR) 3배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대표 호텔주인 호텔신라는 지난 19일 기준으로 PER 492.6배, PBR 7.7배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호텔주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용산호텔 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서부T&D의 PER과 PBR은 각각 마이너스 35.3배, 1.7배로 국내외 호텔주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서 연구원은 "용산호텔 사업은 이미 개발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저평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용산호텔뿐 아니라 인천 쇼핑몰의 꾸준한 성장, 신정동 부지 개발에 대한 기대감 등을 감안할 때 기업가치는 현저히 낮게 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가치도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여의도 콘래드 호텔(434실)은 희망 매각가격이 4000억 원대이며, 파르나스 호텔은(1300실) 매각 추진 금액은 77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용산호텔 가치는 현재 시가총액 7222억 원에 거의 반영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용산호텔 외에도 장부가 3000억 원, 시가 1조 원 이상의 인천과 신정동 부지를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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