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알리바바의 야망

입력 2014-08-21 20:37   수정 2014-08-22 05:22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대형 오보요, 국가적 망신이었다.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는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 청년 100만명을 초청해 교육하기로 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고는 주요 신문이 초판을 다 찍은 뒤인 6시30분께 돌연 출입기자들에게 100만명을 100명으로 정정한다고 문자를 보냈다. 통역을 잘못한 것이라는 해명을 달았다. 마 회장 정도면 당연히 100만명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통역이 가졌던 모양이다.

단순 전자상거래 넘어 콘텐츠도

우리가 중국을 제대로 못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괜한 자격지심일까. 아무리 큰 회사라지만 하루 일정으로 방한한 기업인에게 대통령, 경제부총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마치 줄을 서서 기다린 모양새로 면담이 이뤄진 것은 지나치다. 기업인은 외교사절이 아니다. 철저히 자기 이익 때문에 움직인다. 마 회장은 지난해 12월 서울대 강연을 비롯해 최근 9개월 사이 세 번이나 방한했다. 한국에서 뭔가 사업을 벌이기 위해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것은 콘텐츠요, 커뮤니티다.

마윈은 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풍운아다. 항주대 출신의 가난한 영어교사였던 그는 1999년 지인들로부터 모은 6만달러로 알리바바닷컴을 창업했다. 알리바바는 B2B(기업 간 거래) 전자상거래 업체로 지난해 취급한 상품 규모가 2500억달러(약 259조원)나 된다. 2003년에는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를, 2008년엔 B2C(기업 대 개인) 사이트인 T몰을 설립해 전자상거래 3대 영역을 장악했다. 2007년 이후 알리바바 그룹의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80%를 넘는다. 15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알리바바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키운 마윈은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그만두고 회장 자격으로 새로운 구상을 펼쳐 보이고 있다.

최근 그가 직접 챙기고 있는 일을 몇 가지만 보자. 우선 위러바오(娛樂寶)라는 소셜펀딩 플랫폼을 만들었다. 개인투자자들이 100~2000위안 정도의 소액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마 회장은 또 지난 6월에는 중국 프로축구팀 광저우헝다 지분 50%를 12억위안에 인수해 대주주가 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중국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시나 웨이보’의 주식 18%를 사들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네트워크, 커뮤니티, 콘텐츠로 그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계열사의 네트워크를 아우르고 중국 전체, 나아가 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서비스로 묶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커뮤니티 경쟁력 있는 한국 공략

최근 마 회장이 한국을 자주 찾는 것은 카카오톡, 밴드 등 커뮤니티가 잘 돼 있는 한국을 배우고 연결하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O2O(Online to Offline), 즉 온라인에서 맺은 관계를 현실 세계인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하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건설하는 것이 그의 야심이다. 한국 IT시장 전체를 위협하는 거대한 경쟁자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중국은 거대 시장인 동시에 거대 경쟁자다. 알라바바의 야심을 세심하게 분석하면서 우리의 다음 수를 준비해야 한다. 큰 손님 맞듯이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100명 정도라면 우리 돈으로 교육 보내도 된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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