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삼성SDI 지분 38만3760주(0.54%)를 장내 매도를 통해 처분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한 달 전 10.44%에서 9.90%로 낮아졌다.
2대 주주 자리에는 변동이 없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2일 삼성SDI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하며 삼성전자(19.58%)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최근 제일모직과 합병한 삼성SDI의 성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향후 삼성SDI의 주요 주주로서 적극적인 의사 표시에 나설지를 주목했다. 최근 기업들의 배당 확대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과 맞물린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지분율 축소로 인해 국민연금의 '삼성 쇼핑'에 대한 태도 변화가 감지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도 기관투자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지 못하면 지분을 팔 수도 있고, 보유 중인 지분을 활용해 경영진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SDI 주가는 실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분기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증권가에서는 '일상이 되어버린 어닝쇼크'라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이달 들어 주가는 7% 하락했다.
그러나 미래 성장 동력은 여전하다며 길게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동부증권은 이날 분석보고서를 통해 삼성SDI가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성장 동력인 중대형 전지의 매출 증가 속도도 하반기에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와 맞물려 계열사 지분 보유도 긍정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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