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감사원 감찰 면책조항 왜 빠뜨렸나" 질책에 '규제 적극 푼 공무원' 모든 監査 '면책'

입력 2014-08-24 21:31  

사후 책임 면제 범위
全 부처 감사로 확대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를 푼 공무원에 대해 사후 책임을 면제해주는 감사 범위를 애초 계획했던 감사원 감찰에서 행정부의 모든 감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행정규제기본법에 관련 규정이 빠져 박근혜 대통령이 크게 질타한 데 따른 것이다.

24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정부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을 수정해 규제 개선 업무를 열심히 한 공무원에게 행정부의 모든 감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책임을 면제해주는 내용을 새로 넣기로 했다. 공무원들이 정부의 각종 감사가 두려워 규제 개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처음에는 감사원의 감사만 면제해주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다른 감사들도 면제해주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어 범위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 정부 규제시스템을 개혁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의 ‘공무원의 책임’ 조항에 ‘공무원의 행위에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감사원의 감사(직무감찰)에 의한 불리한 처분이나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어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이번 수정안에는 ‘(행정부의 모든)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 등 불리한 처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등 그 책임을 면제한다’고 바꿔 감사 면제 범위를 확대하고 감사 면제 여부를 보다 명확하게 했다. 규제 개혁에 적극 임한 공무원은 감사원의 감사는 물론 국무총리실의 공직복무관리관실과 안전행정부의 감사, 각 부처의 감사관실을 통한 감사도 면제받게 된다는 얘기다. 수정안은 25일 법제처 심사를 거쳐 26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처럼 감사 면제 범위가 대폭 확대된 것은 대통령의 질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 관계자는 “규제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강해 감사 면제 범위를 아예 전체로 넓혔고 감사원과도 이를 합의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국무회의에 상정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에는 입법예고안과 달리 감사원의 감사 면제 조항이 삭제돼 논란이 됐다. 관련 규정이 감사원의 헌법상 직무감찰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감사원의 의견에 따라 빠진 것이다. 이날 이런 사실을 발견한 박 대통령, 정홍원 국무총리,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목소리로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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