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독일 IFA에서 스마트워치 기어 솔로 발표
타이젠폰 출시는 미정…구글 견제 등 난관 많아
[ 주용석/남윤선 기자 ]
삼성전자가 인텔 등과 함께 개발한 스마트기기용 운영체제(OS)인 ‘타이젠(Tizen)’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스마트폰 등을 구동시키는 구글 안드로이드 OS 전담 인력 수십명을 타이젠 개발 업무에 전환 배치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현재 타이젠 개발 인력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음달 5~1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가전 전시회인 ‘IFA 2014’에서 타이젠을 탑재한 신형 스마트워치 ‘기어 솔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의 대항마로서 타이젠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스마트워치로 탈(脫)구글 모색?
삼성은 구글이 절대 강자인 스마트폰 OS에선 안드로이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스마트워치 등 구글 OS의 입지가 약한 분야에선 ‘OS 독립’을 타진하는 양상이다. 실제 삼성의 OS 전략은 기기별로 큰 차이가 있다.
가장 공격적인 분야는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다. 지난해 첫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를 선보일 때만 해도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4월 후속작 ‘기어 2’와 ‘기어2네오’에 전격적으로 타이젠을 얹은 데 이어 후속작 ‘기어 솔로’의 OS도 타이젠으로 결정했다.
현재까지 삼성은 큰 성공을 거뒀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세계 1위를 달리면서 타이젠은 올 2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OS 시장에서 처음으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타이젠의 시장점유율은 47.8%로 안드로이드(28.6%)를 압도했다.
삼성은 스마트기기와 연결되는 카메라 등에도 타이젠을 밀고 있다.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타이젠 기반의 미러리스 카메라 ‘NX300’을 내놨다. 또 올해 한 차례 연기하기는 했지만 내년 초에는 ‘타이젠 TV’도 공개할 예정이다.
반면 가장 큰 시장인 스마트폰에선 타이젠의 존재감이 미미하다. 삼성은 2012년 1월 인텔 등 12개사와 타이젠 연합을 결성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대의 ‘타이젠폰’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세 차례나 타이젠폰 출시를 연기했다.
삼성이 타이젠폰 출시를 늦추는 것은 스마트폰 OS의 경우 구글의 시장 장악력(2분기 기준 84.7%)이 절대적인 데다 타이젠의 OS 경쟁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구글 안드로이드나 애플 iOS에서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은 각각 150만개에 달하는 반면 타이젠용 앱은 6000개 정도에 불과하다. 해외에선 “대안 OS로서 타이젠은 실패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삼성은 타이젠 포기설을 일축하고 개발 인력을 오히려 늘리고 있다.
◆소프트웨어 독립의 꿈
삼성이 타이젠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소프트웨어 기술 독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삼성은 스마트폰 세계 1위지만 스마트폰 생태계 안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소비자 데이터는 OS를 운영하는 구글이 가져간다. 향후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에서 삼성이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모든 가전기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서 이는 치명적 약점이다.
게다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삼성도 제조업 경쟁력에만 목을 매기가 어렵게 됐다. 삼성으로선 타이젠이란 대안이 있어야 구글에 종속되지 않을 뿐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도 유리하다는 의미다.
타이젠과 ‘이재용 시대’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하드웨어로 세계 시장을 평정한 이건희 회장과 차별화된 성과를 내기 위해선 타이젠 같은 소프트웨어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업계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OS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개발 인력이 최소 5000명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의 견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의 휴양지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삼성이 안드로이드에 집중하지 않는 데 대해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타이젠(Tizen)
삼성전자가 2012년 인텔과 협력해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처럼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을 작동시키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쓸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주용석/남윤선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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