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우 기자 ] 올 상반기 4대 정유사의 경영 성적표는 원유 도입처 다변화 여부에서 희비가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흑자를 낸 현대오일뱅크는 이란산 중질유 도입 등을 통해 원가를 낮춘 덕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상반기에 매출 11조3693억원, 영업이익 1428억원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이 44.1% 줄었지만, 정유회사 가운데 홀로 흑자를 달성했다.
정유부문 매출 24조9437억원으로 1위인 SK에너지는 영업손실 179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에쓰오일은 매출 12조1787억원에 영업손실 2059억원, GS칼텍스는 매출 16조7327억원에 영업손실 2369억원으로 역시 적자 전환했다.
정유사들은 현대오일뱅크의 흑자 유지나 매출 규모가 가장 큰데도 적자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SK에너지의 선전은 이란산 중질유를 도입한 덕분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유사업 손익은 원가의 90%가량을 차지하는 원유 도입가에 큰 영향을 받는다.
현대오일뱅크가 상반기 도입한 원유는 5757만배럴로, 이 가운데 10.6%인 612만3000배럴을 이란에서 들여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도입량은 1월 111만7000배럴에서 6월 67만4000배럴로 줄였다. 이란산 중질유가 사우디 경질유보다 배럴당 가격이 2~3달러 싸기 때문에 그만큼 원가를 절감했다는 얘기다.
이 회사의 원유 도입량은 GS칼텍스의 절반 수준이지만 원유 도입국 수는 12개국으로 같다.
SK에너지는 1억1829만배럴의 원유 도입량 가운데 1644만배럴(14.0%)이 이란산이다. 이 회사는 쿠웨이트와 사우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물량을 이란에서 들여왔다.
반면 이란산 원유를 실질적으로 거의 쓰지 않는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적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미국 셰브론이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GS칼텍스는 미국법에 따라 적성국인 이란산 원유를 도입할 수 없다.
에쓰오일은 대주주가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여서 원유 도입을 다변화하기가 쉽지 않다. 1억1269만배럴 가운데 88.6%인 9982만배럴을 사우디에서 가져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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