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 "산업 트렌드 보면 투자 종목 나와…중고차 시장·모바일 메신저 주목"

입력 2014-08-25 07:00  

Money Plus - 고수에게 듣는다

코스피 많이 올라봐야 2150…오를 만한 종목은 미리 사둬야
카카오와 합병 앞둔 '다음' 기대



[ 황정수 기자 ]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많이 올라도 5% 이상 상승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사회 트렌드에 맞으면서 실적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요즘 중고차 유통시장과 모바일 메신저 관련주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36·사진)는 국내 투자자문업계의 ‘골드마이너(goldminer·금채굴꾼)’로 통한다. 땅속에서 금을 찾아내는 ‘금채굴꾼’처럼 수많은 주식 중에서 ‘메가 트렌드’를 만들 종목을 발굴하는 데 발군의 기량을 갖고 있어서다.

원 대표는 상반기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KCC LG하우시스 현대리바트 등 건자재주를 작년 8월부터 미리 사두는 ‘선구안’을 자랑하기도 했다. 라임투자자문 일임고객 계좌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19일 기준 25.56%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2.97%보다 약 9배 높다.

○산업 트렌드 읽고 종목 발굴해야

서울 여의도 라임투자자문 본사에서 만난 원 대표는 올해 코스피지수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한국 등 신흥국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급락 가능성은 낮지만,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올해 많이 올라야 2150포인트 정도일 것”이라며 “코스피200지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대표는 오를 만한 종목을 미리 사두는 게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투자 종목을 고를 때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사회 트렌드다. “트렌드는 선진국 주요 산업의 변화, 사람들의 소비 패턴과 의식 변화 등 우리 주변에서 확인하고 읽을 수 있는 것”이라며 “거시경제 상황과 관계 없이 수혜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목 선정의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원 대표는 설명했다.

○SK C&C, 다음 긍정적

그가 주목하는 국내 트렌드는 중고차 시장 확대다. 2013년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338만대로 신차 판매대수인 150만대보다 2.2배 많다. 유럽·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중고차 거래가 신차 판매보다 3~4배 많다. 원 대표는 “차량 내구성이 개선되면서 운행 가능연수가 많이 남은 중고차들이 시장에 유입되고 거래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며 “수입 중고차 시장도 커지고 있어 추세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망주론 SK C&C를 꼽았다. SK C&C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 사이트인 ‘SK엔카’를 운영 중이다. 그는 “갈수록 중고차 정보의 투명성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SK엔카에선 사고이력조회, 차량정비, 실매물 확인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 대표는 오는 10월 카카오와 합병이 예정돼 있는 다음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결제시스템, 택시예약, 송금 등 국내에서 카카오톡이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며 “다음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배당·지배구조 개편 등 유행일 뿐

하반기 재테크시장에 불고 있는 ‘배당주펀드 열풍’에 대해선 “유행을 좇는 투자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배당주펀드의 연간 기대수익률은 7~8%인데 일부 배당주펀드의 연 수익률이 20% 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자금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배당주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 배당을 많이 한 종목을 담고 있는 배당주펀드보단 향후 배당을 많이 할 종목을 찾아 직접투자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원 대표는 “정부 배당확대 정책의 수혜주는 향후 배당을 늘릴 종목들”이라며 “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현금 흐름이 좋아 향후 배당성향을 높일 수 있는 종목을 찾는 게 맞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PB센터에서 유행했던 ‘삼성그룹 지배구조변화 수혜주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당시 150만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120만원대로 주저앉아 있다”며 “유행하는 투자상품은 항상 상투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원 대표는 “생각을 확장해서 현대글로비스처럼 다른 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수혜주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원 대표는 주식시장의 위험 요인으로 내년부터 진행될 미국의 금리인상을 들었다. 최근 신흥국 시장에 들어오고 있는 글로벌 유동성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기업의 추격과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기업들을 각종 세제감면과 규제완화 혜택을 주고 불러들이는 정책)으로 한국 간판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와중에 미국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빠져나가면 주식시장은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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