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종조부가 찾은 ‘명왕성’행 뉴호라이전스, '해왕성' 통과!

입력 2014-08-26 10:55   수정 2014-08-27 11:23


‘142857’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신에 등장하는 이른바 ’신비로운 숫자‘ 입니다. 이 숫자에다 1에서 6까지 곱하면 같은 숫자가 자리만 바꾼 채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이지요.♣ 142857 X 1 = 142857 ♣ 142857 X 2 = 285714 ♣ 142857 X 3 = 428571 ♣ 142857 X 4 = 571428 ♣ 142857 X 5 = 714285 ♣ 142857 X 6 = 857142.

이 숫자에다 7을 곱하면 꽉 찬 숫자로 불릴 만한 ‘999999’가 나옵니다. 또 142857을 앞의 세 숫자 142와 뒤의 세 숫자 857을 더하면 ‘999’입니다. 두자리씩 끊어서 14 + 28 + 57을 해보면 ‘99’가 나옵니다.

142857의 제곱은 20,408,122,449 (204억812만2449)인데 앞자리의 다섯 수 20408와 뒷자리 여섯 수 122449를 더하면 142857가 됩니다. [출처=신,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제5권]

‘134340’ 이건 또 무슨 수냐고요? 142857처럼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고 태양계 행성에서 ‘불명예 제대’한 명왕성 冥王星 Pluto9 [저승신이란 뜻]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왜소행성 Dwarf Planet 134340 이고요.

명왕성이 졸지에 숫자 134340이 된 것은 8년 전 2006년 8월 24일 국제천문연맹 IAU이 체코 프라하총회에서 ‘수-금-지-화-목-토-천-해-명’ 9개로 구성된 태양계 행성 Planet에서 "이 놈이 자격미달"이라며 쫓아낸 데서 연유합니다. 때문에 미국방언협회(ADS)는 ‘올해(2006년)의 단어’로 ‘Plutoed’를 선정했는데요. 이는 우리말론 ’명왕성 됐다‘로 풀이하고 뜻은 가수 싸이의 노래 ’새됐다‘ 입니다.

IAU가 명왕성을 행성에서 퇴출한 이유로 이게 지구의 달보다 작을 (지름 2300km) 뿐 아니라 중력도 충분치 않고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 궤도도 이상하다 (때로 해왕성 안쪽으로 들어올 때도 있다)는 게 꼽혔습니다. 일각에서는 IAU의 이런 결정이 유럽과 미국의 천문학 분야 파워 게임에서 미국이 밀린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명왕성은 20세기에 찾은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라는 점과 최초 발견자가 유럽인이 아닌 미국인이라는 사실에서 비롯했습니다. 실제 명왕성 아니 왜소행성 134340은 미국 애리조나주의 해발 2210m 플랙스태프에 위치한 로웰천문대에서 조수로 활동하던 당시 23세의 클라이드 윌리엄 톰보 Clyde William Tombaugh가 1930년 2월 처음 발견했습니다.

‘행성X’로 불리며 19세기 부터 제기된 미지의 행성이 존재할 거라는 가설을 톰보가 20세기에 망원경 관측을 통해 확인한 겁니다. 여기서 우리 눈길을 모으는 게 로웰천문대인데요. 이 천문대 설립자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퍼시벌 로웰 (1855~1916)이라는 인물입니다.

박성래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과학사)에 따르면 로웰은 노월 魯越이란 한국 이름도 갖고 있으며 1883년 7월 미국에 보낸 조선 최초 사절단 ‘보빙사 報聘使’의 통역으로 활동한 천문학자입니다. 그는 저서 ‘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을 지어 조선을 미국에 알렸다고 합니다.

명왕성을 찾은 톰보는 류현진 선수가 활약중인 미국 메이저리그 MLB LA다저스의 부동의 에이스 투수인 클레이튼 커쇼 Clayton Edward Kershaw의 종조부 Granduncle [자신 할아버지의 형님 또는 아우]로 최근 유명세를 더했지요.

한국에서 종조부라면 6촌으로 제사를 같이 지내는 (보통 큰댁 할아버지 또는 작은 집 할아버지로 불리지요. 커쇼와 톰보의 성이 다른 것으로 봐 할머니 쪽으로 연결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매우 가까운 사이입니다. 아무튼 커쇼가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매년 봉사활동을 하는 등 훌륭한 인성을 갖춘 것은 좋은 집안 분위기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커쇼는 지난해 ABC TV 프로그램에 나와 “명왕성의 퇴출 반대운동에 참여 했냐”는 사회자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답했다는 합니다. “한 팬이 ‘명왕성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행성으로 남아 있다’고 적힌 티셔츠를 보내왔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1997년 사망한 클라이드 톰보의 유해 일부는 미국 항공우주국 NASA가 앞으로 딱 1년 뒤쯤인 2015년 7월 14일 ‘명왕성’ 근접을 목표로 쏘아올린 무인 탐사 우주선 ‘뉴 호라이즌스’에 실려 지금 우주를 항해하고 있습니다. 무게 450kg으로 피아노 크기의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박탈되기 바로 직전인 2006년 1월 20일 발사됐습니다.

청마의 해 2014년 오늘 8월 26일 (미국시간 25일) NASA 홈페이지에 따르면 뉴 호라이즌스가 명왕성 앞쪽에 있는 행성인 해왕성 궤도를 통과했습니다. 이날은 25년 전인 1989년 8월 25일 해왕성 궤도를 먼저 지나간 보이저2호의 통과한 날짜와 일치합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뉴호라이전스가 궤도를 지난 해왕성의 발견에 대한 공적은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학부생인 아담스 John Adams와 프랑스 과학자 르베리에 Urbain Leverrier 두 사람의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해왕성 海王星 Neptune은 로마신화에서 바다의 신 넵투누스 Neptunus [그리스 신화의 포세이돈과 유사]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해왕성의 곁에는 포세이돈 또는 넵투누스의 아들이며 바다의 작은 신 트리톤 Triton과 바다의 요정인 네레이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네레이드 Nereid가 공전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