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대우 해체,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져야"

입력 2014-08-26 23:18   수정 2014-08-27 09:53

대우인 500명 참석한 특별포럼 참석

대화록서 "대우車 헐값 매각…210억弗 손실"
'김우중 추징법' 논의되자 명예회복 나선 듯



[ 이태명/정인설/강현우 기자 ]
26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1층 입구 쪽에 들어선 검은색 에쿠스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78)이 내렸다. 백발은 여전했지만 양쪽에서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쇠약해진 모습이었다. “건강은 괜찮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한 그는 곧바로 대우특별포럼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날 포럼은 대우그룹 해체 15주년을 맞아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연 행사다. 행사장에 모인 500여명의 옛 대우 임직원은 기립박수로 김 전 회장을 맞았다. 눈시울을 붉히는 임직원들도 있었다.

김우중 전 회장이 15년 만에 대우 해체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 대우 해체 당시를 회고한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신장섭 저) 발간에 맞춰 대우 경영에 대한 재평가와 ‘기획해체론’을 공식 제기했다.

◆“대우 해체 진실 밝혀야”

김 전 회장은 이날 포럼 말미에 도착해 5분가량 인사말을 했다. 도중에 두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대우인 모두가 15년 전 가슴 아픈 일(대우그룹 해체)을 겪었다”며 “억울함과 비통함, 분노도 없지 않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과거라 감수하려 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역사에서 우리가 한 일과 주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평생 앞만 보고 성실하게 달려왔고, 국가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며 “거기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이 15년 만에 대화록과 육성을 통해 대우 해체의 부당함을 제기한 이유는 뭘까.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장은 “그룹이 해체된 지 15년이 됐고, 이제 얘기를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마음먹으신 것 같다”고 했다.

이른바 ‘김우중 추징법’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 법은 김 전 회장과 옛 대우 경영진의 미납 추징금(약 23조원)을 강제 환수하기 위한 것으로, 작년 11월 국회에서 논의됐다. 대우 관계자는 “원래 대화록은 작년 8월 출시 예정이었고, 내용도 대우 경영 시절에 대한 소회와 젊은이들을 위한 조언이 주를 이뤘다”며 “그러나 김우중 추징법이 논의되면서 발간 시기가 1년 정도 미뤄졌고 책 내용도 많이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대우 경영이 여전히 저평가받고 일방적으로 매도당했는데, 추징법까지 논의되는 만큼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대우는 기획해체당했다”

이런 생각은 대화록 곳곳에서 나타난다. 김 전 회장은 상당 부분에 걸쳐 대우 해체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경제관료들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내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경제관료들의 의견을 불신하게 만든다고 봤으니 우리 약점을 잡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를 생각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경제관료들이 의도적으로 대우를 해체했다는 주장이다.

대우차 헐값 매각 과정에서 경제관료들의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1999년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부터 대우차를 쓰레기 취급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제너럴모터스(GM)가 최종적으로 대우차를 12억~20억달러 주고 인수했다고 하지만 각종 좋은 조건을 다 붙였으니 대우차를 거의 공짜로 인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대우차를 잘못 처리해 많게는 210억달러 넘게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고 했다.

‘GM이 1998년 대우차 인수를 포기해 대우차 매각이 힘들어졌다’는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의 주장도 일축했다. GM이 협상을 깬다고 통보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태명/정인설/강현우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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