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텔아비브 캠퍼스 이어 세계 세번째
멘토링·기술 인프라·해외진출 기회 제공
[ 안정락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특징은 리스크(위험)를 감수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왜 안되는가’를 얘기하지 않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이를 도와주는 것이 바로 벤처 정신입니다.”
구글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순다르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한국에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지원을 위한 전용 공간인 ‘캠퍼스서울’ 설립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강조했다. 구글은 27일 피차이 부사장,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구글 캠퍼스를 한국에 세운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영국(캠퍼스런던), 이스라엘(캠퍼스텔아비브)에 이은 세 번째다.
○“한국, 변화에 가장 익숙한 나라”
이날 행사는 내년 초 캠퍼스서울이 들어설 예정인 서울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피차이 부사장은 특별 대담을 통해 창업자들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흔히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아이디어에서 성공한 제품들은 나오게 된다”며 “불가능에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차이 부사장은 “창업을 하기 위한 창업을 해서는 안 된다”며 “무언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열정이 있어야 하고 언제나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들과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차이 부사장은 구글이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캠퍼스를 설립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한국에서 3배가량 늘었다”며 “한국은 안드로이드 개발자 수가 전 세계 상위 5개국 안에 들 정도로 많고 중요한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차이 부사장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발 빠른 변화 속도에 가장 익숙한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며 “12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택시기사가 휴대폰 3개를 쓰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도 “한국에는 능력과 열정이 있는 인재들이 매우 많다”며 “캠퍼스서울을 통해 차세대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해외 진출 돕는다
구글은 캠퍼스서울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멘토링과 기술 인프라,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더불어 ‘구글 창업지원팀’은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브리짓 빔 구글 창업지원팀 수석매니저는 “캠퍼스런던의 경우 3만명의 창업자가 회원으로 참여해 구글의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캠퍼스서울도 비슷한 규모로 운영되면서 한국 창업가들을 돕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에 따르면 2012년 3월 문을 연 캠퍼스런던은 274개 스타트업이 3400만 파운드(약 57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줬다.
구글은 국내에서도 2011년부터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활동을 진행해 왔다. 글로벌 K스타트업, K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도 했다.
이번 캠퍼스서울 설립 과정에는 미래창조과학부 등 한국 정부의 역할도 한몫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방한한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벤처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이를 시작으로 캠퍼스서울 설립 논의가 진행됐다. 올해 5월에는 수잔 포인터 구글 대정부 담당 선임 디렉터가 방한해 미래부 등과 캠퍼스 건립에 대해 본격적인 협의를 벌였다.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는 캠퍼스서울이 성공적으로 설치·운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라며 “창조경제 정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해서 구글과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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