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 규제에 수익 급감
[ 조재길 / 황정수 기자 ] 호주계인 맥쿼리증권이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맥쿼리증권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파생상품 투자매매업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또 관련 면허를 금융위원회에 조만간 반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가 파생상품 매매업을 포기하고 면허까지 반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맥쿼리증권의 이 같은 결정은 파생상품 매매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국내 파생상품 거래량은 8억2066만계약으로 55.3% 감소했다.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2011년 세계 1위였던 시장 규모는 작년 9위로 밀려났다.
가장 큰 원인은 규제 강화다. 정부는 2012년 코스피200 옵션의 거래승수를 5배 인상했고, 같은 해 ELW 유동성공급자(LP)에 대한 매도·매수 호가제한 제도를 시행했다. 올 6월엔 개인 투자자의 시장진입 문턱을 높이는 등 더욱 강력한 조치를 내놓았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의 독특한 규제 아래선 증권사가 수익을 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되면 주가연계증권(ELS) 등 구조화 상품의 위험회피 기능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생상품 시장 위축과 관련, 한국거래소는 28일 파생시장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코스피200 선물·옵션 협의대량거래 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코스피200 선물·옵션 장기물’을 상장할 계획이다.
김도연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업계에서 요구하는 코스피200 옵션 승수 인하 등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황정수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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