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도 결자해지 명분"
조기통합 속도 붙을 듯
[ 박한신 기자 ]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두 은행 통합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것은 다음달 말께 금융위원회에 통합 승인 신청을 하고, 그 시기에 맞춰 물러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합에 반대하는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승인권을 쥐고 있는 금융당국을 동시에 설득하기 위해 하나금융그룹이 공들여 준비한 양보 카드로 평가된다.
○노조와 당국 동시 설득 카드
하나금융은 김 행장의 사퇴를 통해 고용안정 임금보장에 이어 통합 은행장직을 외환은행에 양보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8일 연내 통합을 못 박은 상황에서 새로 하나은행장을 뽑을 가능성은 낮다. 하나은행장이 공석이라면 통합 은행 출범시 외환은행 측에서 통합 행장직을 맡을 확률이 높아진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외환노조를 설득하면서 통합 후 인사상 불이익이 없을 것임을 강조했지만 노조는 협상 자체를 거부해왔다. 따라서 김 행장의 사의 표명은 ‘통 큰 양보’를 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온 김 행장도 ‘통합을 위한 백의종군’이라는 명분을 쌓으면서 출구를 마련했다.
통합에 대한 승인권을 쥐고 있는 당국에 대한 ‘성의 표시’ 의미도 크다. 김 행장은 금융당국과의 갈등이 자신의 문제를 떠나 하나금융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사퇴 의지를 밝혀 결자해지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하나금융, 연내통합 의지 강조
김 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하나금융이 노조 설득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하나금융은 9월 말에서 10월 초께 금융위원회에 통합 승인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내 통합을 위해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노조와의 합의 없는 승인 신청은 심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줄곧 보였다. 이로 미뤄볼 때 하나금융이 최고경영자(CEO)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펼친 것은 노조와의 협의가 물밑에서 어느 정도 진행됐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권에서는 김 행장의 사의를 무조건 올해 안에 통합을 완료하겠다는 하나금융의 강력한 의지로도 해석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행장이 통합을 위해 백의종군할 뜻을 밝혀 두 은행의 조기 통합은 한층 더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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