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케일러 미네소타大 총장
진정한 성공은 수많은 실패 뒤에 와…'왜' '어떻게'를 항상 질문해야
기업가적 모험심 갖춘 조직으로 대학도 변해야 생존 가능
[ 박한신 기자 ] “공학은 항상 학생들에게 ‘왜’ ‘어떻게’를 질문하라고 가르칩니다. 이런 공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통합과 신뢰의 사회는 더 가까워질 겁니다.”
오는 11월5일 글로벌 인재포럼 기조세션Ⅱ에서 ‘미래의 대학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발표하는 에릭 케일러 미네소타대 총장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공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캘리포니아공대를 졸업한 뒤 미네소타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2011년부터 미네소타대 총장을 맡고 있다. 미네소타대는 영국 타임스 대학평가에서 지난해 46위, 중국 상하이교통대 순위로는 세계 30위를 차지한 미국 중부의 명문 대학이다. 그는 “공학과 엔지니어들은 현대 사회가 가장 풀기 힘든 숙제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는 식량과 깨끗한 물을 생산해 부족한 곳에 공급하는 등의 시급한 문제를 풀 수 있고, 국가적으로는 튼튼한 경제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엔지니어들이 해내고 있다는 얘기다. 케일러 총장은 “일부에서는 공학도나 엔지니어들의 사회적 관심사가 좁다는 편견을 갖고 있지만 실제론 이들이 세상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총장 취임 후 연봉의 일부를 해마다 장학금으로 기부해왔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교육자는 학생에게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장학금 규모를 올리는 건 총장으로서 최우선 정책이었고 봉급 기부는 솔선수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발달한 기부문화 및 사회통합과 관련, 케일러 총장은 “미국의 박애적 문화는 록펠러와 카네기 등 산업 리더들이 전 미국에 도서관과 학교를 지은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여러 세대에 걸쳐 진행된 이 같은 문화를 단기간에 다른 국가에 이식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부터라도 이를 통해 통합을 실현하려면 어린 학생들에게 남을 돕는 게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직접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 과정을 통해 실제로 남을 도우면서 자신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느끼게 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해 사회로 나갔을 때도 대학은 이들과 관계를 유지하며 다음 세대와 성공을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심각해지고 있는 정치적 갈등에 대해 케일러 총장은 “학교는 ‘타협’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작은 차이가 있더라도 더 큰 공동선(善)을 위해 타협할 줄 아는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유롭게 묻고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관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라며 “이번 글로벌 인재포럼에서도 대학의 다양한 사회적 역할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을 가진 인재와 조직을 키우는 것도 대학의 근본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교수와 학과장, 총장을 거치면서 항상 기업가적 모험심을 가진 조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뒷받침해왔습니다. 한국의 창조경제 또한 실패를 용인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문화를 배양하는 데서 출발할 겁니다. 진짜 혁신은 연속한 실패 뒤에 숨어 있습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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