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희 기자 ] "저는 공대생인데 인사 교육 직무를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난달 29일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 '2014년 하반기 현대자동차 잡페어'(현대차 취업박람회)의 '신입사원 입사경험담' 행사장에서 한 취업준비생이 현대차 신입사원 박지혜 씨(26)에게 물었다.
박씨는 "저도 물리학 전공이라 전공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인사 교육에 관련된 일도 많이 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인적자원개발(HRD)을 전공했다" 며 "학위보다는 제가 얼마나 이 일을 하고 싶은가를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답했다.
올해 현대차 상시공채로 입사해 경영지원 교육업무를 맡은 박씨는 취준생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했다. 박씨뿐 아니라 7명의 현대차 신입사원들이 행사장 한쪽에서 취준생들에게 자신의 입사 노하우를 알려줬다.
지난달 29~30일 진행된 현대차 취업박람회에선 △5분 자기PR △사업본부별 PR세션 △신입사원 입사 경험담 △선배와의 직무상담 △자기소개서 클리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날 현대차 취업박람회에는 2000명이 넘는 취준생들이 찾아왔다. 많은 취준생들이 몰리면서 준비한 팸플릿은 오전에 모두 동났다.
박씨는 "지원자들이 생각하는 취업 준비와 실제 채용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자들은 주로 토익 점수, 학점 등 스펙에 대해 많이 묻는다" 며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정확하게 직무에 대해 파악하는 것과 그에 따른 준비과정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귀띔했다.
한준희 현대차 인재채용팀 과장도 "취준생들은 대체로 스펙에만 매달린다. 그렇게 해선 차별성이 없다" 며 "이번 잡페어를 통해 취준생들이 실무에 대해 알고 그 정보에 맞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설계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현대차 취업박람회는 '직무 위주'의 취업박람회였다. 행사장 안에는 각 부서 실무자들이 취준생들과 직무 상담을 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모든 부스가 상담을 원하는 취준생들로 가득 찼다.
부산에서 온 이준호 씨(동아대4·27)는 "실무자들에게 실제로 어떤 직무를 하는지 들으니 자기소개서 쓸 때의 방향성을 알 수 있었다" 며 "인터넷 취업 커뮤니티에서도 많은 정보를 알 수 있긴 하지만 뜬소문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 취업박람회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단연 '5분 자기PR'이었다. 면접관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면서 면접 체험도 할 수 있는 데다 우수자는 서류전형 면제 혜택까지 받기 때문. 5분 자기PR은 사전신청과 현장신청을 통해 진행됐다.
황진선 씨(숙명여대4·23)는 "별 기대 안 하고 5분 자기PR 현장 신청을 했는데 합격했다" 며 "쉽게 오지 않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 취업 박람회를 찾은 취준생들은 취업 박람회 프로그램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이용희 씨(한국항공대4·26)는 "현대차는 업계 1위기도 하지만 채용을 많이 해서 구직자 입장에서 고마운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취준생들은 박람회에서 얻은 정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소서 클리닉에 선정된 취업준비생 A씨(22)는 "10분 정도 자소서에 대한 조언을 받았는데, 시간이 너무 짧았다" 며 "사실 담당자 분의 조언은 상투적이라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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