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CJ·포스코 등도 가세, 금융권은 '응용 한국사' 출제
“고조선부터 대한민국 건국까지 순서대로 말해 보세요” “개천절은 어떤 날이죠?”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는” “6·25전쟁은 언제 발발했죠” “우리나라가 일제치하에서 해방된 때는 언제인가요” “세계 4대문명 발상지는”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확장한 왕은 누구인가요”.
지난 상반기 롯데백화점 채용면접에서 나온 문제들이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입 채용시험에서 역사 등 인문학 역량을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최근 1년 동안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등은 경쟁이라도 하듯 채용때 지원자들의 역사와 인문학 소양을 테스트하고 있다. GS그룹도 지난 상반기 한국사 시험을 전 계열사로 확대했고 CJ은 하반기부터 테스트 전형에서 역사관련 문제를 출제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도 하반기 인문학 측정 시험을 처음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기업별로 평가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 삼성과 SK, LG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식 형태로 묻는 반면, 현대차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지원자의 의견을 묻는 에세이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은행권은 자기소개서에 인문학 서적 감상문을 제출케 하거나 필기시험에 역사를 물어 고객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을지를 판단한다.
◆5대그룹 모두 한국사 묻는다
인·적성검사에 한국사 시험을 추가하는 대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 유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한국사자격증시험처럼 각 시대의 객관적 사실을 묻는 형태다. 올 상반기에는 삼성과 SK가 가장 먼저 그룹 계열사의 공통 인·적성검사에 한국사 영역을 추가했다. 문제는 전부 객관식이었다. 특히 삼성은 한국사 외에 세계사 지식도 함께 물었다.
이번 하반기엔 LG그룹도 가세한다. LG는 각 계열사의 인·적성검사 문항과 날짜를 통일하면서 한자와 한국사가 포함된 ‘인문역량’ 영역을 신설한다. 전체 문항 수 125개 중 인문역량은 각 10개씩 총 20문제를 출제한다.
지난해까지 일부 계열사에서만 인·적성검사 때 한국사시험을 실시했던 GS그룹은 지난 상반기부터 전 계열사가 한국사 역량을 평가하기로 했다. GS그룹은 면접 때도 역사를 활용하고 있다. ‘조선시대에서 가장 존경하는 왕은 누구인가’와 같은 형태다.
3일부터 서류를 접수하는 포스코그룹은 한국사 관련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점을 부여한다. 특히 창의·융합형 인재를 채용기조로 삼고 있는 포스코는 자소서에 ‘전공 외에 어떤 과목을 수강했나’라는 항목을 추가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지원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역사를 실생활에 응용하라 주문도
단순 객관식 형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한국사 소양을 실생활에 응용하도록 하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적성검사(HMAT)에 역사에세이를 추가해 출제하고 있다.
그간 출제됐던 문제를 살펴보면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은 누구이며 그 사람이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 작성하라(2013년 하반기) △세종대왕이 과거시험에 출제했던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 구별법’이라는 문제를 받았다면 어떻게 답하겠는가(2014년 상반기)와 같은 형태였다.
CJ도 입사시험에 인문학 영역을 신설한다. 특정한 역사적 사실을 현대사회의 이슈와 엮어 해결점을 찾고 풀이하는 과정을 평가할 방침이다. 특히 그룹 통합형이었던 자기소개서 문항을 이번 하반기엔 일부 계열사와 직무별로 다르게 출제한다.
‘응용 한국사’ 출제 기조는 금융권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KB국민은행은 2012년 이력서에 인문학 서적 감상문을 쓰도록 한 데 이어 이번 하반기에는 자소서에 ‘기업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600자 이내로 쓰도록 하는 문항을 신설했다. 필기시험에도 국사문제를 추가했다. 신한은행도 역사 등 인문학 소양을 통해 지원자의 가치관과 역량을 평가하는 새로운 형태를 구상 중이다. 도입 시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앞서 올 상반기 자소서에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을 소개하고 그 책을 선택한 이유와 느낀 점을 기술하라’는 문항을 신설하고 인문학 소양을 평가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채용부터 지원서에 어학 성적과 금융자격증란을 없앴지만 한국사 자격증 소지자는 우대키로 했다. 인문학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많은 지원자가 금융 3종 등 자격증을 따는 데 드는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지만 한국사만큼은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는 중요한 도구라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도희 한경매거진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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