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선전이 기대되는 2위 종목들 중 업계 대장주에 비해 저평가된 주(株)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화장 뜬 LG생건, 하반기 옛 명성 되찾을까
올해 경쟁사 아모레퍼시픽의 약진에 밀려 숨죽이고 있던 LG생활건강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하반기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가 추락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화장품 업종의 시가총액 지형도가 바뀌었다. 만년 시총 2위였던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을 제치고 '대장주'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일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시총 순위는 17계단 벌어졌다. 상반된 실적으로 두 종목의 주가 명암이 엇갈린 결과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연달아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올 들어 123.7% 급등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실적 부진으로 같은 기간 6.4% 가량 떨어졌다. 올해 54만 원대에서 출발한 주가는 6월 42만 원대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다시 주가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반기 들어 약 두 달간 주가는 12.7% 뛰었다.
하반기 LG생활건강 상승을 이끈 주요인은 중국사업의 정상화이다. 그간 이 회사는 중국사업 구조조정과 조인트벤처(JV) 전환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뱉어냈다. 하반기 구조조정과 JV 전환 마무리로 중국사업의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투자집중 및 해외매출 기고효과로 실적 모멘텀은 '상저하고'가 예상된다"며 "화장품에서 국내 고가 및 저가채널이 성장하고, 중국사업 외형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7배로
국내 화장품 업체 평균 33.7배 대비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요를 기반으로 한 국내 화장품 업종 전반에 걸친 구조적 성장 가시성이 부각되는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업종 내 LG생활건강의 상대적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 삼광글라스, 中 락앤락 영광 재현 나선다
삼광글라스는 락앤락의 후발주자로 중국 밀폐용기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이 회사는 국내 밀폐용기 업계 2위로 1위인 락앤락보다 늦게 중국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은 삼광글라스로 쏠리고 있다. 중국시장에 직접 진출한 후 승승장구하던 락앤락은 '짝뚱 상품'들로 곤혹을 겪고 있는 반면, 삼광글라스는 중국사업 성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그간 중국 내 현지 대리상을 통한 수출에만 의존해 왔지만 올 초 중국 판매법인 삼광운채 국제무역 유한공사를 설립하며 직접 진출에 나섰다. 지난 달부터는 특별 판매, 홈쇼핑 등 본격적인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삼광글라스가 중국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락앤락의 초기 고성장 흐름을 재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락앤락의 기업간 거래(B2B) 및 홈쇼핑 매출은 전체 매출의 45%로 수익성에 크게 기여했다"며 "삼광글라스는 락앤락 사례처럼 B2B 및 홈쇼핑 시장 진출을 통해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시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면업계 2위 오뚜기는 업계 대장주보다 '잘 나가는' 종목이다. 업계 1위인 농심은 올 들어 0.4% 가량 떨어졌지만 오뚜기는 같은 기간 51.2% 뛰어올랐다.
오뚜기는 올 상반기 내내 지속된 국내 라면업체들의 점유율 경쟁에서 사실상 승리의 깃발을 잡았다. 2012년 10월 10년 만에 삼양식품을 제치고 이후 점유율차를 벌리며 2위 자리를 굳혔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10억 원을 투자해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 점유율 상승에 힘을 실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오뚜기가 최근 라면 맛을 리뉴얼한 데다 가격 경쟁에도 적극적"이라며 "라면에 마케팅을 집중한 후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16.4%에서 올 6월 18.2%로 약 1.8%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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