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 新중견기업 열전] 최진식 회장 "위기에도 살아남나…6년 지켜보고 봉신 인수"

입력 2014-09-03 21:30   수정 2014-09-04 03:49

M&A 스타일
10년 만에 年매출 1조원 성장



[ 이유정/오상헌 기자 ] 심팩은 인수합병(M&A)으로 출발해 M&A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한누리투자증권(현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출신인 최진식 회장(55)이 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설립한 건 2000년. 최 회장은 CRC를 통해 이듬해 쌍용정공(현 심팩)을 인수한 뒤 한합산업(현 심팩메탈로이)과 봉신(현 심팩인더스트리)을 차례로 손에 넣으며 창업 10여년 만에 연매출 1조원 안팎의 중견그룹을 일궈냈다.

최 회장의 M&A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자금난 등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위기 기업’ 중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한 곳을 타깃으로 삼는다. 싼값에 살 수 있는 데다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춘 만큼 자금만 투입하면 곧바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그가 인수한 기업은 하나같이 인수 1~2년 만에 큰 폭의 수익을 냈다. 한합산업은 2008년에 거둔 한 해 영업이익(590억원)이 인수가격(560억원)을 웃돌 정도였다.

인수 후보가 추려지면 오랜 기간 해당 회사를 지켜본다. 궁지에 몰려도 생존할 수 있는 펀더멘털을 갖췄는지, 기존 회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그렇게 한합산업은 3년, 봉신은 6년을 기다렸다. 인수 후에는 해당 분야의 세계 1~2위 기업들의 노하우를 접목하기 위해 해외를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모 아니면 도’ 식의 무리한 M&A는 피한다. 외환위기 직후 쌍용중공업(STX중공업의 전신) 인수 제의를 거절한 게 대표적인 예다. 당시 쌍용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강덕수 전 STX 회장이 쌍용중공업 지분 20%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가진 최 회장에게 “아예 회사를 인수해 회장을 맡아달라. 그러면 당신 밑에서 사장으로 일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아직 그런 큰 기업을 맡을 만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발을 뺐다.

오상헌/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지면에는 요약본을 게재하며, 상세한 기사는 마켓인사이트(www.marketinsight.kr)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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