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대표' 카드 꺼낸 락앤락, 추락하는 주가 잡을까

입력 2014-09-04 13:58  

[ 강지연 기자 ] 국내 밀폐용기 시장 1위 락앤락이 각자 대표이사 체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존 김준일 대표가 중국사업 구조조정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중국사업 부진과 함께 추락한 락앤락 주가가 구조조정을 통해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락앤락은 전날 김준일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준일, 김성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김 신임 대표이사는 락액락 기업공개(IPO)를 주도한 인물로 관리부문장을 지냈다.

회사 측은 대표이사 추가 선임건에 대해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투톱(Two-Top) 체제를 구축해 국내사업과 중국사업을 나눠 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에서 실적 회복을 위해 직접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중국사업 구조조정 및 비용 효율화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김 대표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락앤락은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였다. 2004년 상하이에 현지법인 설립한 후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밀폐용기 '고급화 전략'을 통해 중국사업 실적은 고공행진해 왔다. 그러나 중국 내수침체와 시진핑 정부의 기업간 선물수요 근절 정책으로 지난해부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올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5% 감소한 1028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57.3% 줄어든 101억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중국 할인점 채널 부진과 회사의 자체적인 유통채널 구조조정이 맞물리며 중국법인 실적이 예상보다 더 악화됐다.

실적과 함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락앤락 주가는 47.8% 폭락했다. 올해 2만30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지난 8월 1만1000원대까지 떨어지며 반토막났다.

김 대표는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57개였던 중국 직영점을 40여개로 줄이고, 할인점 영업을 축소했다. 생산시설 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도 돌입했다. 지난 6월 한국 아산 플라스틱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일부 중국 플라스틱 생산설비를 추가 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사는 락앤악의 전략적 방향성이 당분간 영업 확장보다 구조조정 및 관리 효율화에 집중될 것이란 의미로 판단된다"며 "이 회사는 2012년 하반기 국내를 시작으로 올해 중국으로 전사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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