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품권 1조원] 1930년 충무로 미쓰코시百 첫 발행…1975년 "과소비 조장" 발행 금지되기도

입력 2014-09-05 21:17  

상품권의 역사


[ 이현동 기자 ]
국내에 상품권이 등장한 것은 1930년 10월이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 자리에 있던 미쓰코시백화점 경성점이 개점을 기념해 상품권을 최초로 발행했다.

해방 후 자취를 감춘 상품권은 1961년 5·16 군사정변 후 다시 등장했다.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상품권이 적극 활용된 것. 당시에는 물품교환권이 대부분이었으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던 설탕과 조미료 교환권의 인기가 높았다.

정부는 1975년 말 상품권 발행을 전면 금지했다. 과소비를 조장하고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로부터 약 20년 뒤인 1994년 상품권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상품권이 부활했다. 1999년 상품권법이 폐지되면서 10만원이었던 발행한도도 사라져 현재는 50만원권 등 고액권이 발행되고 있다.

상품권의 역사에서 구두상품권을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중반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의 상품권은 최고의 선물로 꼽혔다. 하지만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상품권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1997년 외환위기로 구두업체들이 잇따라 경영난에 빠지면서 구두상품권의 인기도 떨어졌다. 요즘은 ‘더 열심히 뛰라’며 직원에게 구두를 선물하는 기업 수요를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대세’는 백화점상품권이다. 백화점 3사의 상품권 발행금액은 1994년 1000억원 미만이었지만 지난해 4조원을 넘으며 40배나 커졌다. 전체 상품권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은 물론 계열사 유통업체, 제휴를 맺은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는 것이 인기 비결이다. 롯데상품권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면세점은 물론이고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빕스, 11개 골프 CC 등 80개 이상의 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상품권 시장은 향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상품권 발행에 제한이 없어 백화점, 정유사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식당, 제과점도 잇따라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현재 200여종이 넘는 상품권이 거래되고 있다. 기업들은 상품권 중에서도 특히 주고받기 편한 모바일 상품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현재 모바일 상품권은 전체 상품권의 20% 안팎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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