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수출'이 쥐고 있는 주가

입력 2014-09-0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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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


한국, 중국, 브라질은 올 들어 상반기까지 선진국과 동남아시아에 비해 주가상승률이 낮았다. 3분기 들어서는 한국, 중국, 브라질 주식시장 사이에서도 차별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 4일 기준 중국이 13%, 브라질 주식시장이 17% 상승했지만 한국은 3%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 주식시장의 답답한 흐름은 수출환경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8월 하루평균 수출이 20억6000만달러로 상반기 평균인 21억달러보다 적다. 원화 강세(원·달러환율 하락)에다 각국 수입 물량이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중 수입지수가 7월보다 낮은 48.5를 기록했다. 올해 7%대 성장을 해도 4개월 연속 위축된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크게 개선되기 힘들다. 일본은 여전히 엔저를 통한 밀어내기 수출에 정책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수입도 2분기 들어 주춤하고 경기 회복이 유발하는 수입창출 효과가 과거보다 많이 약해졌다.

한국 경제는 여전히 수출 의존적이다. 2분기 말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8.2%지만 한국은 49.3%에 불과하다. 내수의 핵심인 민간소비, 설비투자를 합하면 미국이 84.4% 비중인 반면 한국은 72.4%에 불과하다. 기업 영업이익도 수출과 밀접하기 때문에 수출환경 개선은 주가 상승의 필수조건이다.

당분간 수출환경 악화로 다른 시장보다 주가 상승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낙심할 일만은 아니다. 3분기를 바닥으로 연말부터 수출이 조금씩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금리를 빨리 올리면 그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유럽, 중국, 일본의 경기부양책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내수경기 부양 의지, 늘어나는 글로벌 유동성을 고려할 때 견딜 만한 가치가 있는 진통일 것이다.

김영호 <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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