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떨게 한 '저승사자들', 월가 이익 대변자로 변신 논란

입력 2014-09-06 00:37  

대형 IB에 360억弗 벌금 부과
웨스트 美법무 차관보 로펌行



[ 이심기 기자 ]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정·관계 및 법조계 인사들이 잇달아 월가의 대변자로 변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토니 웨스트 미국 법무부 차관보(사진 왼쪽)가 최근 사임했다고 5일 보도했다. 웨스트 차관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불완전 판매한 것과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 씨티은행 등으로부터 360억달러의 벌금을 받아내면서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린 인물. 그는 조만간 워싱턴의 한 로펌에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트 차관보 외에 SAC캐피털의 내부자거래 수사를 담당한 안토니아 앱스 뉴욕 연방검사(가운데)도 최근 사표를 던지고 대형 로펌인 밀뱅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주에는 영국 은행 간 금리(리보) 조작사건을 지휘한 제프리 녹스 미 법무부 범죄사기부 수석검사도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월가를 공포에 떨게 한 고위 공직자들이 속속 월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펌 등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WSJ는 정부 고위 인사들이 공직자로 평생 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금융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펌으로 이직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전 공화당 원내대표를 지낸 7선 의원인 에릭 캔토(오른쪽)가 연봉 340만달러를 받고 뉴욕에 본사를 둔 투자자문사 모엘리스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엘리스 측은 “정부를 상대로 하기 위한 정치적 거물을 영입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월가에 대한 감독과 규제 입법권을 갖고 있는 정치권 고위 인사의 월가행(行)을 놓고 비판이 제기됐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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