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株·류현진株는 어디?...광고모델 손대는 곳마다 주가 '훨훨'

입력 2014-09-09 08:38  

[ 이지현 기자 ]

배우 전지현이 눕고, 바르고, 입자 주가가 날았다. 전지현이 광고모델로 나선 기업의 주가가 올해 모두 '대박' 행진을 이어간 것. 한샘 SK텔레콤 아모레퍼시픽 등이 그 수혜주로 꼽힌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소위 '궁합'이 맞은 광고모델들이 주가 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면서 '숨은 미다스의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제품 판매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TV 광고는 주가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며 “광고를 통해 좋은 이미지를 쌓은 기업의 경우엔 아무래도 한번 더 눈여겨 보게된다”고 말했다.

무리하지 않게 사용된 광고비와 적절한 광고모델이 만날 경우엔 최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전지현 광고 전략, 내수 침체도 물리쳤다"

특히 한샘은 '전지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지현은 지난 5월 한샘의 프리미엄 부엌 가구 브랜드 전속 광고모델로 나선 데 이어 침대 광고에도 기용됐다.

하반기 들어 한샘 주가는 52% 수직상승했다. 지난 7월1일 7만8900원이던 한샘 주가는 지난4일 12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두 달 사이에 5만 원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샘이 2분기에 전지현을 이용한 과감한 광고전략을 펼쳤다"며 "이를 통해 내수 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지현을 기용해 광고비가 증가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2분기 실적은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정도였다"며 "전지현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샘 관계자는 "전지현을 모델로 한 이후 부엌 가구를 교체하고자 하는 중대형평형대 고객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전지현 효과와 무관하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은 하반기 들어 46% 뛰었다. 지난달 13일엔 처음으로 주가 200만 원대를 돌파했고, 롯데제과와 1등 황제주(한 주에 100만 원이 넘는 고가주) 자리를 놓고 다투는 중이다.

송광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인당 구매액 증가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성장동력(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때 드라마 '별에서 온 기대'를 통해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한 전지현 광고가 매출 증가에 한 몫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웠던 SK텔레콤도 하반기에만 18% 상승했다.

비상장사인 네파 역시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네파의 매수 희망가는 12만8000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5일 기준 16만5000원까지 올랐다. 올해 연말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네파는 전지현을 전속 모델로 기용하며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 "싸이 잇는 광고모델 효과…류현진·김우빈 만만찮네"

이밖에 야구선수 류현진, 배우 김우빈 등 '몸값'이 높아진 광고모델들이 주가를 띄우는 일등공신으로 활약하고 있다.

오뚜기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삼양식품을 제치고 점유율 차를 벌리며 2위 자리를 굳혔다. 신제품 출시와 야구선수 류현진 모델 효과 등으로 점유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오뚜기 주가는 하반기 17% 뛰며 차세대 '황제주'로 꼽히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배우 김우빈을 설립 이후 첫 기업광고 모델로 썼다. 증권가에선 “최근 2~3년간 TV광고에 연예인을 기용한 건자재기업은 LG하우시스 한 곳 뿐이었을 정도로 건설경기가 침체돼 있었다”며 “아이에스동서가 연예인 광고 카드를 다시 꺼내들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과는 대성공.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144% 급등했다.

증권가의 분석 보고서에도 ‘TV 광고 효과’는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지난해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불자 증권가에선 ‘싸이 수혜주’ 찾기에 분주했다. 싸이가 광고 모델로 출연한 음식료, 정보기술(IT)주들이 덩달아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당시 LG유플러스, 삼성전자, CJ제일제당, LG패션 등은 싸이를 모델로 기용한 이후 모두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광고대행사의 한 광고기획자(AE)는“광고 회사가 주가를 올릴 목적으로 광고를 제작하는 경우는 없지만 좋은 광고가 실적 기대감으로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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