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S 등 기업들은 떠날 채비
[ 강영연 기자 ]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이탈하면 파운드화를 사용할 수 없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장은 9일(현지시간) 리버풀에서 열린 영국 노조총연맹 총회에 참석, 영국 의회 3대 정당이 모두 독립된 스코틀랜드와의 파운드화 공유에 반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카니는 “주권과 통화동맹은 양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니의 발언을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분석했다.
스코틀랜드 독립투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FT는 “부동산 투자자들이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계약을 취소하거나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출구조항’을 추가하고 있다”며 “투표 이후로 계약을 미루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금 이탈 움직임도 보인다. FT는 자산 관리사의 말을 인용, “고객이 스코틀랜드 은행에서 예금을 찾고, 주식시장에서 투자금을 꺼내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법률회사 투르칸 코넬의 더글러스 코넬 변호사는 “스코틀랜드 은행에 있는 돈이 안전한지 묻는 고객 전화에 대응하느라 바쁘다”며 “국민투표 이후 (독립이 결정되면) 이들의 행동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코틀랜드에 본부를 둔 연금보험사 스탠더드라이프와 영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은 분리독립이 현실화되면 스코틀랜드를 떠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로펌인 셔먼&스털링의 바니 레이놀즈 변호사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회사 중 영국 정부가 떠나면 설비 등을 영국으로 이동시키겠다는 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대표 등 정치인들은 유화책을 논의하는 한편 10일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설득에 나섰다. 3당 대표는 공동성명을 통해 “독립에도 장점이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영국과 함께일 때가 낫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스코틀랜드가) 연방에 남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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