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신호' 나오나…달러인덱스 9주 연속 상승

입력 2014-09-14 21:19   수정 2014-09-15 03:50

2011년 저점보다 17% 올라

16일 FOMC 회의 '주목'
투자자, 환차익 노린 베팅 늘어…신흥국 금융시장은 불안 커져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 달러화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과 견조한 경기회복세 지속이 이유다. 달러 강세로 원유와 금 등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9주 연속 달러지수 상승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로와 엔 등 다른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까지 9주 연속 상승했다. 1997년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오랫동안 상승세를 이어온 것이다. 지난 12일 기준 달러지수는 84.17로 한 달 전보다 3.3% 올랐다.

이날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는 1달러에 107.35엔으로 2008년 10월 이후 6년 만에 최고치(엔화 약세)를 기록했다. WSJ가 자체 집계하는 달러지수는 2011년 저점과 비교해 17% 급상승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블룸버그 달러스폿지수도 12일 1051.77을 기록하며 지난해 8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WSJ는 외환 전문가의 말을 인용, “달러를 사려는 국제자금 흐름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움직임까지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앨런 러스킨 도이치뱅크 수석통화전략가는 경제전문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투표에서 찬성이 더 많을 경우 파운드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 랠리로 미 증시에 돈이 몰리고,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원유와 금 등 원자재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올 들어 S&P500지수는 8% 이상 올랐고,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12일 연 2.61%까지 떨어졌다. 반면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배럴당 92.27달러로 56센트 하락했다. 금값도 온스당 7.5달러가 빠지면서 1229.90달러로 내려앉았다.

○“강(强)달러 당분간 지속될 듯”

금융회사들이 환차익과 투자수익을 노리고 미국 투자를 늘린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자산운용사 애틀랜타매니지먼트는 통상 20~25%로 유지하던 미국 외 시장 비중을 최근 15~20%로 낮추기로 했다고 WSJ가 전했다.

달러가치 상승은 Fed가 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조기 인상을 시사하는 신호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니얼 캐치브 BNP파리바 외환전략가는 “금융시장은 FOMC 성명 내용이 좀 더 매파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달러에 대한 베팅을 늘리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는 물론 캐나다, 호주 등 선진국 통화까지 압도하면서 전 세계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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